이분이 누구시더라?
칼날을 세운 해병대 차림의 아저씨가 한손에는 무전기, 다른 손에는 손전등을 들고 열심히 어디론가 무전을 날린다.
지난 18일 늦은 밤 10시, 어두컴컴한 원삼면 외곽도로에서 무전을 날리고 있는 이가 있으니 놀랍게도 용인시의회 이우현 의장(50, 원삼면해병전우회대원)이다.
언제나 근엄한 표정으로 용인시의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 의장.
낮에는 말쑥한 양복차림의 의회의장으로, 그러나 밤에는 원삼면을 지키는 해병복 차림의 ‘해병순찰대원’으로 남모를 변신을 꾀한다.
순찰구역은 원삼면 관내 44km일대. 매주 월·수·금요일이 이의장의 근무일이다.
이 의장은 오후 9시부터 밤늦은 새벽까지 순찰차량과 한몸이 되어 우범지역과 원삼면 일대를 돌고 또 돈다. 그의 이런 봉사 활동은 의장 일을 시작하기 오래전인 96년부터 시작해 한번도 거르지 않고 9년째 이어오고 있다.
“원삼면의 특성상 인구도 적고 조용한 동네지만 반대로 외지고 위험한 우범지역이 많아 안심할 수 없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는 내손으로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지요”라며 소탈한 웃음을 짓는다.
늦은 공부를 끝내고 귀가하는 학생들이 찰차를 종종 이용한다. 인도가 없는 어두운 도로를 지나가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에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시키는 것이 그의 임무다. 하지만 이들은 이 의장이 ‘마을 지킴이 순찰대원’으로 활동하는 줄 꿈에도 모른다. 그저 살가운 동네 아저씨로만 알 뿐이다.
중,고등학교에서 축구선수로도 뛰었던 그는 고교 졸업과 동시 해병대 하사관으로 자원 입대했다. 제대 후에는 바로 사업을 시작해 제조, 유통, 서비스업에까지 안해본 일이 없다.
이 때문에 용인에서는 ‘자수성가형 재력가’로 통한다. 의회에서는 초선의 신분으로 부의장 직함을 달았고 재선에선 의장직을 연임하는 등 성실함과 강인한 추진력, 그리고 완벽한 리더십을 과시하고 있기도 하다. 의원들 모두 그를 믿는다.
“젊은 일꾼들이 나와 봉사를 해주어 너무나 감사하고 내가 사는 고장의 풀 한포기도 내 재산이다 생각하며 봉사하면 잘사는 사회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나다” 라며 “삶의 질이 높아지고 풍요해 질수록 동반되어야 할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봉사’ 라는 덕목입니다” 말한다.
이어 “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더 많은 봉사 단체가 생겨야 하고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속에 봉사하는 자세가 필요暳?용인의 경우 아직까지 봉사단체가 그리 많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라며 “내가 죽는 날까지는 계속 이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고는 다시 어두운 밤 골목을 비추기 위해 빨간 해병대 모자를 눌러 쓴다.
해병대 군복에 빨간 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시 순찰차를 운전하는 이의장의 모습에서 진정으로 용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