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세 있으신 분들을 진료하면서 느끼는 점은 과거의 노인들보다 상당히 젊게 보인다는 점이다.
겉모습도 그렇지만 실제 사는 모습도 활기 있고 건강하게 사신다. 구강건강도 좋으셔서 틀니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적어지고 있다.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이 싫다고 이를 심으시는 분도 많으시다.
치료계획을 수립할 때도 과거보다는 오래 사심으로 충분히 숙고한 뒤에 말씀 드려야 한다.
사회현상만 봐도 환갑의 의미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막연히 손놓고 쉬고 있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한번 뿐인 삶을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의 고민일텐데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한다.
“나는 늙는 것이 두렵지 않다”
늙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내힘으로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추하게 늙는 것은 두렵다.
세상을 원망하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 다고 불평하고,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고 미워하며, 욕심을 버리긴커녕 더욱 큰 욕심에 힘들어하며 자신을 학대하고, 또 주변사람까지 힘들게 하는 그런 노인이 될까 정말 두렵다.
나는 늙는 것이 두렵지 않다. 젊다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겨운 고3 시절을 다시 겪어야 하고, 끔찍한 군대 3년을 견뎌야 하고, 모르는 여자를 꼬셔 지금의 마누라같이 편한 여자로 만들어야 하고, 국비시험 쳐서 다시 붙어야 하고, 쇠빠지게 공부해 다시 박사학위를 받아야 하고, 그나마 제대로 대접 못받아 헉헉대며 살아야 하는 그런 시절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나는 늙는 것이 두렵지 않다. 하지만 마음까지 늙는 것은 정말 두렵다.
호기심이라곤 없어 무엇을 봐도 시큰둥하고, 모든 것을 다 아는 양 거만을 떨고,늙었다는 것이 무슨 벼슬이나 한 것처럼 큰 소리나 치려하고, 자신은 지키지 않으면서 말로만 잘 난 척 하고, 할 일이 없어 오늘은 무슨 일로 소일할까 걱정하고, 오라는 데 없어 먼 하늘이나 바라보고, 남에 대한 배려는 없이 그저 대접이나 받으려 하는 그래서 걸핏하면 섭섭하다고 떠들어대는 그런 늙은이가 되는 것은 정말 두렵다.
나는 정말 멋지게 늙고 싶다.
육체적으론 늙었지만 정신적으론 복학한 대학생 정도로 살고 싶다.
늘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면서, 사랑으로 넘치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늘 관대하고 부지런한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늘 어떤 도움을 어떤 방식으로 줄까 고민하고 싶다.
어른대접 안한다고 불평하기보다는 대접받을만한 행동을 하는 그런 근사한 노인이 되고 싶다. 할 일이 너무 많아 눈감을 시간도 없다는 불평을 하면서, 하도 오라는 데가 많아 집사람과 수시로 행방불명이 되는 정말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 고 부러워할 수 있게 멋지게 늙고 싶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는 가운데 나 자신은 미소를 지으며 죽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