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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자씨는 예뻤다!

용인신문 기자  2005.08.01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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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이하 금자씨)’ 근래에 들어 영화를 개봉하기 전에 이렇게 화제가 된 경우도 아마 드물 것이다. 예매기록도 최고를 갱신했다는데 이는 그동안 다양한 TV프로그램에서 패러디를 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고, 박찬욱 감독에 대한 기대 등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이영애가 주연을 맡았기 때문이 아닐까. 산소 같은 여자 이미지와 ‘대장금’ 이후로 거의 준(?) 국민배우로 인정받은 상냥하고 모범생 같아 모기도 한 마리 못 죽일 것 같은 이영애가 비정하고 살벌한 캐릭터로 파격적 변신을 했다고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박찬욱 감독의 “‘금자씨’에 나오는 캐릭터가 이영애의 본래의 모습에 가까울지 모른다. 이러한 양면성 내지는 다면성 때문에 흥미를 느껴 ‘금자씨’에 기용했다” 는 캐스팅 이유를 들으면 이 영화는 배우 이영애의 변신과 그만큼 연기에 대한 책임이 흥행을 좌우하는 키워드가 될 것 같다.

어린이를 유괴한 죄로 13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금자는 자신을 감옥에 보낸 백 선생에 대한 복수에 돌입한다. 금자는 고등학교 시절 예쁜 것을 좋아하는 날라리였지만 감옥에 있는 동안 패션감각은 정지되어 70~80년대 복고 스?舅?보여준다. 옛날의 촌스런 물방울, 꽃무늬 원피스이지만 워낙 금자의 미모와 스타일이 출중해 그것마자 요즘 유행하는 복고 스타일처럼 보인다.

금자의 독특한 패션감각은 친절해 보일까봐 했다는 붉은 색 아이새도우와 하이힐이 기본이고 복수의 무기에도 세련된 조각 같은 장식을 새겨 넣어야 직성이 풀리며, 복수의 처단식장에선 검은색 가죽 롱 코트로 스타일을 자랑한다. 금자는 “예뻐야 돼. 뭐든지 예쁜 게 좋아”하는 사고의 소유자라 당연히 영화는 유려하고 시각적 이미지가 과잉이다 싶을 만치 화려하다. 이것이 매우 키치해 보인다. 어느 영화평론가가 ‘금자씨’를 키치적 성화의 이미지라고 한 마디로 소개했는데 금자씨 포스터를 보면 이영애 후광이 빛난다. 이는 피에르& 질르라는 키치작가의 작품을 패러디한 것이다.

키치란 단어는 원래 독일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개념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중산층이 확대됨에 따라 신흥 부자들이 귀족들의 호사취미를 모방하고자 하면서 생겨났다. 경제적인 부는 갖추었지만 결코 귀족계급이 될 수 없었던 그들은 귀족들의 의식주를 모방·복제함으로써 마치 귀족이 된 듯한 대리만족을 했다. 따라서 키치는 원래 있는 것 즉, 오리캐括?모방하거나 복제하는 모든 것이 이에 해당한다.

삶의 중요한 가치로 복제와 모방이 자리하고 있는 이 시대에 키치는 우리 생활과 의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되고 있다. 요즘 가장 많이 보이는 키치적 현상은 복고취향이라 할 수 있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편하게 살게 되었지만 웬일인지 옛날을 그리워하는 하는 게 요즘 사람들의 심리다.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 어머니’전도 그러한 심리를 겨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구질구질하고 먹고 살기조차 힘들었던 궁상스런 그 시절이 그리워 관람을 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며 가슴이 뻐근해지는 감정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그 시절을 재현한 미니어처와 스토리의 힘이다. 그 때 그 시절의 것을 똑같이 만들어 내는 것 즉, 키치인 것이다. ‘금자씨’는 성화를 모방한 피에르&질르의 키치작품을 모방하였고 그 때 그 시절의 패션 스타일을 모방하였다.

사족이지만 ‘금자씨’를 제일 궁금해 하는 사람은 쿠엔틴 타라티노 감독이 아닐까. 그이의 복수 2부작 ‘킬빌’의 여주인공과 복수과정을 비교·확인하고 싶어 안달이 났을지도. 박찬욱의 복수 3부작을 관통하는 것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이 복수를 법에 묽誰?않고 직접한다는 것. 이런 사람들이 가장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말. “너나 잘 하세요!”

<캡션>
① 70년대 풍의 선글래스와 복고풍 원피스.
② 붉은 색 아이새도우는 친절하게 보이려 칠했다. 하지만 붉은 색의 상징적 의미는 무척이나 많지만 피, 복수, 분노 등이다.
③ 피에르 & 질르가 그린 것으로 현란한 색상, 마치 성화인 것처럼 보이는 구도.
④ 아이스크림콘처럼 가슴부분이 튀어나온 장 폴 고티에의 드레스. 과장된 가슴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⑤ 다리 모양을 한 호두까기. 여성의 다리로 직접 만들 수 없으니 이처럼 다리 모양으로 디자인하는 개념도 키치다.

김미경 / 동명정보대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