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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통일시인일진대 어찌 눈물 흘리지 않겠는가!”

용인신문 기자  2005.08.01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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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에 올랐어. 맑은 날을 잘 보여주지 않는 백두산이 60년만에 만난 남북작가들을 반기는 듯 유난히 맑았지. 바람도 잔잔했고…. 동쪽에선 그날따라 붉은 태양이 떴고, 서쪽으론 백두산에서 가장높은 장군봉 위로 둥그런 달이 떠 있었지. 그리고 그 아래쪽 천지에서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왔지. 이게 다 남과 북의 통일을 바라는 신령한 기운이 백두산에서 나오기 때문일꺼야!.

지난달 20부터 25일까지 평양과 백두산, 묘향산 등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이하 남북작가대회)’에 참가했던 이기형시인(89·수지)을 만나자 자신이 통일시인으로 불리는 것을 알리듯 백두산에서의 느낌부터 소개한다.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열렸던 남북작가대회는 지난달 20일 오후 평양 본대회, 21일 평양 관광, 22일 ‘통일문학의 새벽’ 예행연습, 23일 백두산 천지에서의 ‘통일문학의 새벽’ 행사와 저녁 묘향산에서‘민족문학의 밤’ 행사, 24일 평양 폐막연회 순으로 진행됐다.

이기형시인은 지난달 23일 백두산에 올라 월북시인 오영재씨에게 “어머니를 북에 두고 내려온 나와, 어머니를 남에 두고 올라온 당신은 같은 처지”라고 말하며 끌어안고 눈물을 쏟았다.

북측의 오 시인은 고향이 전남 강진. 전쟁시 어머니와 가족을 두고 의용군으로 참전함으로써 월북했고, 남측의 이시인은 함경남도 함주에 어머니와 가족을 두고 취재차 남쪽으로 내려와 어머니를 그리는 동변상련의 마음이었다는 것.

이 시인은 이번 방문길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만경대 학생소년예술단 공연과 묘향산 국제 친선전람관 방문을 꼽았다.

이 시인은 “만경대 소년학생들의 공연은 우리민족의 얼과, 흥, 그리고 아름다운 멋이 잘 소화된 작품으로 보였으며, 관중들도 재밌고 흥겹게 볼 수 있었고 특히 무대장치가 현대식으로 잘 갖춰져 있었다”며, “부시 미국대통령이 이 공연을 하는 어린들을 보았다면 전쟁의 편이 아닌 평화의 편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묘향산 국제 친선전람관에 전시된 78개국에서 보내온 22만가지의 진귀한 선물들을 통해 김일성과 김정일의 또다른 면모를 볼 수 있었다”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들의 선물도 있어 어딘지 모순된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 시인은 “백두산은 우리에게 천지를 보여줬고 달도, 통일의 희망도 보여 주었다. 이번 ‘6.15 민족작가대회’에서 ‘6.15 민족문학인협회’도 구옳藍?했다는 것이 남과 북으로 쪼개진 조국을 잇는 작은 출발이 된 것같아 기쁘다”며 “분단시대를 통일시대로 이끌어 가려는 문학인의 마음을 곡해하는 일부 남한의 잘못된 신문과 친일 배족 수구배들의 편향성이 문제”라고 힘을 준다.

지금도 이번 남북작가대회에서 느낀 것을 기행문과 시로 쓰는데 여념이 없을 이기영시인의 통일열정은 통일조국의 주춧돌로 우뚝 설 것이다.

■ 이기형
1945~46년 동신일보, 중외신보 기자를 지냈으며 82년 시집 ‘망향’을 시작으로 ‘설제’ ‘지리산’ ‘꽃섬’ ‘삼천리통일공화국’ ‘별꿈’을 간행했다. 또 ‘몽양 여운형’ ‘도산 안창호’ 등의 전기를 썼으며 1999년 ‘4월 혁명상’을 수상했다. 현재 용인문학회, 민족문학작가회의 고문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