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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묘문화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⑧

용인신문 기자  2000.02.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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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장묘문화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⑧

-연재를 마치며-


■ 의식의 전환
현행법상 분묘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특별·광역시장 또는 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장례는 죽은지 3일이면 완료되나 묘지설치허가를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 받는데에는 최소 30일이상이 소요된다. 이는 불법묘지를 양산하는 근본적인 문제점이다.
또한 허가없이 자기소유 임야나 선산에 매장한 경우는 물론이고 심지어 국·공유지나 남의 땅에 매장한 경우에도 일단 조성된 묘지는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였다. ‘분묘기지권’이라 하여 한번 조성된 묘지는 법으로 보호받아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로 등 주요 국토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중에도 사업장의 한가운데에 분묘가 뎅그러니 남아 있는 볼설사나운 모습을 여러 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전국에 있는 묘지의 3/4정도가 허가가 없는 묘지이며, 약 40%는 아무도 찾아보지 않는 무연고 분묘라는 사실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제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이 대폭 개정되어 모든 묘지는 시한부로 조성되며, 분묘기지권을 이전처럼 인정하지 않고, 불법 및 무연고 분묘의 정비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가히 혁명이라고 불이울만한 이런 변화가 정부의 정책의지만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온 국민이 묘지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에나 가능한 것이다. 특히 묘지가 많은 용인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고 솔선수범해야 된다.
묘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매장을 줄이고 화장을 확대하는 것이다. 화장은 각종 장례방법중 가장 위생적이고 간편한 것이며, 종교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단 하나뿐인 우리 국토를 후손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물려주기 위해서는 화장을 많이 해야 한다. 화장의 획기적인 확대보급에는 정치적 지도자를 비롯하여 연예·스포츠 등 인기스타의 솔선수범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민적 지도자나 영웅이 화장을 하는 경우 그 파급효과가 상상외로 크다는 것이 외국의 예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그와 같은 사례가 많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나 사회·시민단체 등의 화장서약운동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수 천년간 이어져 내려온 우리의 장묘관습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킨다는 것은 매?어려운 일이며 또한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한편 우리의 장묘관습은 민족문화의 유산으로서 조상을 소중히 여기는 미덕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죽은이가 보고 싶을 때 찾아가 울 곳이라도 있어야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보급되고 있는 것이 ‘한국형 납골묘’이다. 이는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기존의 분묘처럼 봉분을 만들고 그 하단에 석실을 만들어 여기에 납골항아리를 보관하는 것으로 한 개의 분묘의 10기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다.

■ 단계적 접근방안
묘지문제 해결의 접근방법은 점진적이고도 단계적이어야 하며,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사회계몽과 여건조성이 선행되어야만 목적달성이 가능하다. 단계적 접근방법에 있어서 제1단계는 기반조성단계로 여기에서는 정확한 실태파악, 문제점인식, 대국민홍보활동의 전개, 중장기 수급계획의 수립 및 관련법규와 행정의 정비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적극적인 묘지센서스의 실시가 필요하다. 정확한 실태파악이 있어야만 문제점을 진단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개선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묘지센서스에 의해 묘적부를 일제정비하여 전산화하고, 묘적도를 작성·관리토록 하며, 관리번호를 부여하여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해야 한다.
제2단계는 여건확립단계로 묘지의 공원화 등 시설수준 제고 및 화장·납골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 혐오시설 기피현상(NIMBY)에 의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장묘시설의 확충을 위해서는 이들시설의 설치·운영에 대한 정부의 특별지원이 필요하며, 2개 이상의 지방지치단체가 공동으로 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시설설치지역의 주민에 대한 충분한 보상대책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제3단계는 개선정착단계로 구체적인 각종 제도적 장치가 실시되고, 화장·납골문화가 보편화되는 단계이다. 이 때에는 화장장 등 장묘시설이 현대화되어 합리적으로 운영되며 전국의 묘지는 공원화되어 국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는 국토공간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는 개인묘지는 가급적 조성하지 말도록하기 위해서 개인묘지 조성시에는 묘지부담금을 부과하고 매년 묘지세를 물리며, 이들 세금은 화장·납골시설에 재투자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화장 및 납골만이 우리의 미래을 약속해주는 길이다. 북유럽의 ‘사자나무’를 한반도에도 가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