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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는 시인이 없다

용인신문 기자  2005.09.05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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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부드러운 침실을 빠져나왔다.
미닫이문을 열자
구릿빛 얼굴들 저마다
누런 들 빛이 출렁이는 늦은 아침.

하얗고 낮은 건물들 즐비한 길에는
메케한 매연냄새를 뱉으며 달려가는 버스 뒤로
오토바이가 툴툴거리며 쫓아갔다
태국에는 시인이 없다던 서점의 사내가
건너던 길이 절뚝거리며 쫓아 갔다

작은 사람들이 다녔을
여기는 조금씩 시끄러워진다
뭉개진 구름이 먼지를 앞세웠다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같은 그림들의 틀
그 문턱을 넘어서지 못한다

문을 닫았다
매트리스에 누런 들녘이 술렁거리고
얼룩진 베개에 파란자동차의 경적이 누웠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모를 말들
몇 가지의 책들이 웅성거렸다
미처 들어오지 못한 뇌 조각이 창문을 두드렸다
사내는 겸손하게 앉아 귀를 기울인다
지금 저 창문은 월경중이다
평온하면서도 습한 저 들녘에
모래알들을 밀고 오는 파도소리가 붉어진다
미처 깨어나지 못한 잠이 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