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땐 오히려 찾지 않는 곳이 됐어요”. “차라리 추석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복지시설이 마찬가지겠지만 명절을 앞두고는 누구나 마음이 설레게 마련이다. 하지만 오히려 아무도 찾아 주지 않을 땐 그 실망감은 두 배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장애인공동체 생수사랑회(원장 정순범·47). 이동면 송전리에 있다고 해서 찾기는 별로 어려울것 같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화산리 입구에서 쭈뼛대는 모습에 이미 빗나가고 있었다. 화산리 쪽으로 한참을 올라간 후에야 비로소 잘못 왔음을 알았다. 다시 통화를 하고 차를 되돌렸다.
길을 막고 널부러진 석물들 사이를 헤치고 있다 없다 한 길을 따라 계속 차를 몰자 자그맣고 앙증맞은 ‘생수사랑회’ 간판이 보였다.
얼마를 더 가자 생수사랑회란 글씨밑에 30m이란 표시가 있어 드디어 다 왔다고 느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쭉 몇 백미터를 가서야 굴다리를 지나 생수사랑회를 찾을 수 있었다. 아마도 동그라미가 하나 빠진 간판이었나 보다.
활짝 웃으며 기자를 맞이하는 아이들을 보니 이미 장애란 말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정순범 원장은 “굶伶遮?이유만으로 많은 것을 영위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들에게 생수사랑회가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말로 만남을 시작했다.
1992년 6월에 창립, 가정으로부터 보호가 불가능한 장애인들을 돌보고 있는 생수사랑회. 공동체생활을 통해 사회적응 훈련과 신앙생활로 가정을 회복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곧 장애를 가지고 있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해 주는 장애인 공동체인 것이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주관 ‘사랑의 러브하우스’사업을 통해 아름다운 보금자리도 마련했다.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 주변의 독거노인들에게 반찬봉사와 식사, 인근의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식사대접과 한국어 공부 등을 실천해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해 왔다.
현재 이곳에서 생활하는 장애우는 6살부터 27살까지 14명. 정 원장은 “물이 안좋은 것이 항상 마음에 걸린다”며 “상수도를 놓는데 1억이나 든다니 어쩔 수도 없고….”라며 말을 흐린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활기찬 날이 있다. 한 달에 두번씩 ‘나눔곳’ 회원들의 반찬봉사가 있는 날이 바로 그날이다. 나눔곳 회원이 반찬봉사를 한지 벌써 8년째. 모두 용인에 살던 이들은 현재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한 달에 두번은 이곳을 방문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자원봉사를 하던 윤병근(송전중 3)학생은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행복”하다며 “내가 하는 조그만 일이 그들에겐 큰 기쁨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생수사랑회는 요즘 외로움을 겪고 있다. 각종 먹거리는 텃밭을 통해 해결하는 실정이다. 각종 단체들이 찾아와 이런 저런 생필품을 제공해 놓았던 보조물자 창고는 지금 바람만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
정 원장은 “많은 것이 아니라 적은 것이 모였을 때 더 큰 사랑인것 같다”며 “외면보다는 아이들의 내면을 보아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천고마비의 계절, 해맑은 생수사랑회 아이들의 미소로 더욱 풍요로운 가을이 되고 있다. 농협133-02-200020(정순범) Tel.321-6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