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사회의 특징은 지식화와 정보화다.
지식시대인 동시에 다원주의의 시대로, 직업이나 사회, 정치단체, 종교단체 등이 다양하게 분화되는 시대인 것이다. 20세기 산업시대의 상징인 대량생산 공장은 합리적 관료조직이라는 보편적인 원칙에 입각해서 운영하는, 거대하고 비인간적인 곳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산업경제를 뒷받침한 것은 기계적인 암기, 순종, 시간엄수 등을 강조하는 학교들이었다. 똑같은 교복을 입고 등교시간에 맞춰 학교에 가서 좋은 시험성적을 내기 위해 무조건 암기해야 했으며, 주어진 교칙에 벗어나면 조직에서 소외되었다.
지식시대를 맞이하면서 이러한 보편적인 사회조직이 수천 개의 작은 단체와 조직들로 나누어지기 시작했다. 교복은 학교의 재량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해지고, 학생들은 두발자율화를 위한 서명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학생도 인간이며 인간의 기본권인 자유를 달라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처럼 지금은 대중적인 통일성보다는 분열, 다원주의, 분화가 세계를 지배한다.
지식시대는 개인과 소집단이 스스로의 운명, 즉 자신이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인식을 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복잡한 사회의 자연스러운 다원주의를 이끌어냈다. 즉 다수가 리드하는 시대에서 소수가 리드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소수들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현상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세계의 자연환경을 지키는 파수꾼 그린피스(green peace)를 비롯해 국내외 환경단체들은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하여 트러스트 운동 같은 극렬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정부 계획에 대한 소수의 비정치 단체들의 반대는 묵살당하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동강보존이나 새만금 갯벌보존 등 자연을 무차별 훼손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한 탤런트의 커밍아웃으로 시작한 동성애자들의 인권에 대한 논란이나 성전환 수술을 통한 트렌스 젠더에 대한 논의는 대체로 이들을 이질시하는 시각에서 벗어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전체 사회 속의 일부로 인정하는 인식이 늘고 있다. 그 외에 여러 장르의 인디펜던트 활동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디밴드들은 극성스러운 팬들의 지지에 힘입어 메이저 밴드처럼 대중매체를 타기도 하며, 이들의 음반은 물론 메이저에 비하면 소량이지만 빠른 시간에 매진을 기록했다. 이들은 음악의 본질적인 면을 망각하지 않고 꾸준히 음악활동을 하며 상업가수들에게 자극을 주고 있다.
오랫동안 성차별을 받아온 여성 집단은 이제 제대로 된 경계를 찾기 위해, 호주제 철폐, 부부성 같이 쓰기 등 독립된 개체로서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골고루 먹는 것이 미덕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채식부페, 사찰음식, 대만풍 중국음식, 인도음식, 베트남 국수 등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
채식주의자들은 단순히 광우병에 대한 우려 때문만이 아니라, 사람이 먹기 위해 가축을 대량 사육하는 과정에서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문제들을 심각하게 고려하기 때문에 더욱 고집스럽게 채식을 주장한다.
그 외에 인터넷 사용자의 증가로 특정신문을 반대하는 안티모임이나, 매체에서 다루지 않은 사건이나 문제점을 끄집어내어 이슈화하는 모임 등 의외인 주제에 공감하는 소수 구성원의 커뮤니티가 무수히 존재하는 데서도 소수의 당당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현대화는 언제나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다. 이러한 사회적 불안은 흔히 현대화에 맞서 민족적, 이데올로기적 정체성을 지키려는 태도로 나타나곤 한다. 소수민족의 독립전쟁과 종교 전쟁이 끊임없이 발발하고 있는 것이 그러한 이유다. 우려하는 현상이지만 자기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보수파들은 국수적인 우익정당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정보기술과 생명공학이 자연과 문화, 인간과 동물 그리고 인간과 기계의 전통적인 구별을 소멸시키고 있다. 지식 사회는 폭넓은 정보의 수용을 통하여 소수의 의견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대가 될 것이다. 모든 경계가 뒤죽박죽인 세상에서 이제 자의식으로 새로운 경계를 만들어야 한다.
김미경/동명정보대겸임교수
① 지역축제 : 국가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다양한 지역 축제가 뜨고 있다. 함평 나비축제에서 만날 수 있는 상품.
② 채식요리 : 예전에는 채식주의자들이 외식을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채식전문점, 채식 뷔페 등이 조금씩 생기면서 그들의 외식을 즐겁게 한다.
③ 패션 : 독자적인 패션 철학으로 노장이 되어서도 맹활약 중인 펑크패션의 대모,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
④ 청바지 광고 : 패션 진 브랜드로서 후발 업체인 <디젤>은 독특한 시각으로 소수를 보여주는 광고 사진에 힘입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⑤ 한글 : 한글의 폰트에 명조, 고딕만 있는 게 아니다. 이처럼 한?모양의 특성에 살려 그림처럼 기하학적 구조를 새롭게 보여주는 글자도 사용해 보자.
⑥ 컴퓨터 : 전체의 선호도와는 상관없이 자기만의 취향, 자기만족을 중시하는 컴퓨터 폐인이 증가하면서 그들을 위한 관련 상품 개발이 눈에 띈다.
⑦ 대량생산한 인형 : 똑같이 만드는 것이 자랑이었던 산업화 사회에서 벗어나면서 이제 현대는 단체에서 개인이, 다수에서 소수도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