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 국회의원 4명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10월 재선거 지역이 네 곳으로 늘었다. 이날 제일 관심이 쏠린 조승수의원의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 선고에 대해 네티즌은 “법의 형평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편집자주>
■ 보수-진보 형평성 논란
같은 날 대법원의 여야 의원 4명에 대한 선고공판 결과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만 의원직을 상실한 데 대한 ‘형평성’ 논란이 커지면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도 드러내 놓고 논평을 내지 못하고 있다. 같은 날 다른 3명의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던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에 대해 법원은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또 상고심에서 벌금 800만 원을 받았던 열린우리당 강성종 의원에 대해서도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냈으며 선거 공보에 허위 경력을 기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만원,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열린우리당 유시민의원은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조승수의원만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한 원심?확정받았다.
조 의원은 지난 해 총선을 앞둔 4월 1일 음식물 자원화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울산 북구 중산동 주민 집회에 참석, “(시설 건립을) 주민들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유인물에 서명하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원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 받았었다.
이날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성명을 통해 “조 의원 외에 다른 국회의원들에 대한 선거법 위반 재판 중에서 금품제공 등의 적극적인 법 위반 행위의 경우에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형량이 선고된 것과 비교했을 때 조 의원의 의원직 상실형 판결은 형평성 차원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조 의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 자체에 대해서도 “지역현안에 대한 의견 표명이라는,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없지 않다”며 “이 점에서 조 의원과 같은 사례는 다른 국회의원들의 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선례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 네티즌들 판결 반응 ‘싸늘’
이날 대법원의 판결은 곧바로 인터넷상에서 ‘형평성’ 논란을 일으켰다.
여야 의원 114명이 탄원서 서명에 동참했고, 각계각층에서 선처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이같은 판결을 내린 데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 그 자체였다.
아이디 ‘난감하다’라는 네티즌은 “허위 사실 적시→무죄, 선물 제공→파기 환송, 정치적 의견 피력→유죄라니”라며 “이걸 판결이랍시고 냈단다. 암울하다 한국 사회!”라고 꼬집었다. 또, 네이버 게이판의 아이디 ‘koresupia’는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에 대해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조의원 발언) 때문이 아니라 그냥 민노당이 맘에 안들어 이런 판결이 난듯하다”고 주장했다.
미디어다음의 아이디 ‘바위처럼’은 “법을 지켜야 할까? 법이 없으면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는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법이 사회를 더 혼란하게 만든다면 과연 이법을 지켜야 할까?”라며 “법이란 만인앞에 평등하다고들 한다. 허나 지금 이사회는 만인 앞에 평등한 법을 가지고 있는가? 이런 법을 우리는 지키고 살아야 할까?”라고 지적했다.
또 아이디 ‘큰나무’는 “뇌물받은건 당연한거고, 가난한 주민들 사는 동네가서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 들어준건 죄라는 말인가?”라며 “친일파 땅찾아주는 건 당연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놈이 국회의원되는 건 죄라는 말인가?”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아이디 ‘군자회덕’은 “노동자와 서민을 위해 싸우다 그랬다? 울산 북구 중산동에 음식물 자원센터 반대 서명(선거운동기간전)-> 중산동 몰표-> 당선후 ‘국회의원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말 바꾸기)-> 중산동 주민과 북구청 대립 난투전. 이러한데 주민과 함께했다고? 이건 아니다”라며 판결을 지지하기도 했다.
■ 바뀌지 않은 메이스트리엄
어떤 누구라도 법앞에 평등하다는 것이 법치국가의 기본원칙이다.
그런데 문제는 선거법 관련사범에 대해서는 형평성의 의문이 생긴다는 점이라고 네티즌들은 지적한다.
즉 현 사회의 주류를 형성한 메인스트리엄이 좀 더 진보적인 뉴 스트리엄의 형성을 막는 것. 게다가 뉴 스트리엄은 흐름을 만들기도 전에 항상 메인 스트리엄에 흡수되어 같이 뒤엉켜 흘러 간다는 것이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정확하게 말하면 보수정당에 관한 한 다 살려주는 쪽으로 형평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진보정당쪽을 살려주지 않는 면에서는 형평성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시험으로 뽑힌 사법부 엘리트들은 오른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친일후손들의 재산을 찾아주든 강남의 부자편을 들든 그런 것들은 오히려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우경화 현상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다원주의에 상충되는 일이며 공동체 사회를 만드는 데 반드시 교정해야할 사항이라고 네티즌들은 지적한다.
인터넷 공간에서 터져 나오는 분노의 목소리를 사법부는 들어야 한다.
과거 정보기관이나 국가보안법 같은 장치들과 함께 선거법 조항의 애매함을 무기로 사법부의 해석이 용인되는 시대는 이제 떨쳐 버려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