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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메뉴판도 읽고 한글로 이름도 써요"

용인신문 기자  2005.10.28 1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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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1번 보세요. 다 같이 읽어보세요.”
“안녕하세요. 내일은 내 생일입니다. 우리집에 오세요. 우리집은 경희대학교 병원 근처에 있습니다. 그 앞에 우체국이 있습니다. 내일 만나요.”
“자 그럼 다시 선생님이 한 사람씩 물어볼 테니 대답해보세요.”
“이정란 씨 집 앞에는 무엇이 있어요?”
“식당 있어요.”
“식당에서 뭐 먹어 본 적 있어요?”
“감자탕 먹었어요.”
“맛있었어요?”
“네”

어눌한 솜씨로 우리말을 배우는 외국인들이 교실에 가득한 곳.
수요일 오후 2시 여성회관 4층 한 교실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학당’에 참여한 수강생들의 배움의 열기가 뜨겁다. 지난 9월 여성회관에 문을 연 한국어 학당은 ‘외국인 신부반’과 ‘이주 노동자반’ 두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외국인 신부반 학생들은 말 그대로 한국 남자와 결혼한 외국인 신부를 위한 한국어 강좌로 주 2회 평일 낮 시간에 운영되고 이주노동자반은 저녁 시간에 운영된다.

용인시 여성회관은 올해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좌 개설을 준비하며 남모르게 고심했었다. 외국인 신부와 결혼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등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절실하긴 한데 막상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문제가 쉽지 않았다. 결국 각 읍면동사무소 등을 통해 외국인과 결혼한 사람들에 대한 홍보를 부탁했고 한국어 강좌 소식이 알려지자 강좌는 금새 마감됐다.

여성회관 관계자는 “외국인 신부가 농촌 지역에 많은 만큼 동부권에서 신청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여성회관이 서북부에 위치해서인지 신부반 수강의 대부분은 수지, 구성, 신갈 등 서부 지역 거주자들”이라고 말했다.

한국어학당 ‘외국인 신부반’은 그 이름만으로도 세간의 주목을 받을 만한 특별한 점이 많다. 우선 학급의 모든 학생은 한국인 남편과 사는 부인이기 때문에 한국어 학습에 대한 열의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외국인 신부반 강좌를 지도하는 최선미씨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좌를 다른 곳에서도 맡아 봤지만 여기 오는 사람들은 한국 사람과 결혼해 한국에 살고 있기 때문인지 배우겠다는 의욕이 대단하다”며 “처음에 올 때는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쓰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한 달 만에 한글을 모두 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수업을 진행한지 한 달 반밖에 되지 않아서 한국어를 알아듣고 제대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집에서 CD를 듣고 책을 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