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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민운동의 승화 우리손에 달려있다.

용인신문 기자  2000.03.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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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의 승화 우리손에 달려있다.

이홍영 편집주간

인도를 여행하고 온 류시화씨의 책에서 장님인한 인도철학자의 얘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그는 스므살 때 진리를 깨닫기 전에는 결코 눈을 뜨지 않겠다고 스스로 결심했다. 그래서 지난 40년 간 한번도 눈을 뜨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진리를 깨달았다. 이 세상을 구경하라고 신이 그에게 두 눈을 주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눈을 떴는데, 그 순간 햇빛 때문에 두 눈이 멀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 얘기처럼 시민단체들이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낙천·낙선운동을 전개한다는 것은 이미 모든 것이 끝난 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솔직히 필자는 약간 법의 허용한계를 넘는다해도 시민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총선시민연대 등의 활동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미약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사실 나에게는 총선시민연대의 대표가 기자들을 모아 놓고 낙천대상자 명단을 발표하던 그 모습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제까지 우리 유권자가 저들 권력자들을 감히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가 말이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제부터 시작되는 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통피歐瘦沮?하였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명단에 포함된 일부 의원들은 공천을 받았고, 또 공천을 받지 못한 일부 의원들은 당을 뛰쳐나와 새로운 당을 만들어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고 야단이다. 반성은 커녕 코방귀도 뀌지 않는 듯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울분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물론 총선시민연대의 낙천자 명단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 그렇고 그런 사람들을 자기들의 기준으로 일렬로 세워놓고 그중 어느 선까지 만을 골라냈으니 명단에 포함된 사람들이 반발할 만하다. 그러나 어쩌랴. 그렇게라도 해서 조금이라도 더 깨끗한 인물을 선택하고 싶다는 것이 국민들의 열망이니 말이다.
어쨌건 공천은 끝났다. 그리고 낙선운동만이 남아있다. 이제 시민들에게 칼자루가 주어진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선거혁명을 미루고 정치개혁을 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 시민들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새 천년의 첫 선거인 16대 총선은 이미 이전투구의 혼탁한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선거구도가 다극화되었으며 각 당간의 관계가 전례 없이 복잡미묘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선거구도가 난타전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명선거고 뭐고 간에 일단 상대를 쓰러뜨리고 보자?‘막가파식 선거행태’가 횡행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때일수록 시민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과거와 같이 고무신이나 막걸리 또는 설렁탕 한 그릇에 넘어가서는 안되며 금권서거가 아예 통할 수 없는 선거 풍토를 조성해야 된다. 더욱이 지역감정을 포장하거나 상대를 비방하는 후보에게는 절대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시민의 단결된 힘을 보여 주어야 된다.
불행중 다행이랄까 아직 우리 용인에는 낙천·낙선운동의 대상인물이 거론되지 않고 있다. 또한 각 당이 공천한 후보들은 비교적 썩은 냄새가 덜 나는 인물들인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으로 선거구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기존 선거구가 분구되어 2명의 국회의원을 뽑게 되는 용인은 새로운 선거 문화를 창출하는 선도지역으로 거듭나야 된다. 정치가 더럽고 신물난다고 해서 방관해서는 안된다. 어쨌든 선거는 치러야 되고 우리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필코 우리 시민들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