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두번 정도 서는 시골의 역은 굳이 간이역이 아니라 해도
담백한 한가로움이 넘친다.
역사 근처로 장닭이 천천히 걸어다니고, 오랜 담 밑으론 함부로 자란
잡초가 무성한 자태를 저 스스로 보란듯이 내보인다.
동작이 더딘 역무원이 무심하게 신문을 뒤적이며
간혹 오가는 승객의 안부를 묻는다.
간이역을 나서면 갑자기 막막함이 밀려온다.
허기도 느껴지고 따사로운 인사가 그립기도 하다.
허름한 식당에 들어가 라면을 시키고 벽에 붙은 낡은 메뉴판을 본다.
몇번의 가격 조정이 있었음을 알리는 더덕더덕한 메뉴판.
자판기 커피도 찾기 힘들고 그렇다고 퇴색한 무녀집 같은
맥주양주칵테일집도 들어가기 싫다.
한번 돌아보는데 몇분이면 족할 것 같은 소읍을 감상이라도 하듯
가장 느린 걸음으로 돌아보다, 기차 시간에 맞쳐 여전히 세상아
너 그러냐는 무심함 속에 잠겨 있는 역사로 돌아온다.
갑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주변이 무상하다.
바로 이것이 그토록 알고 싶어 몸부림치던 인생이 아닐까,
눈물이 떨어진다.
번잡한 도시 속으로 돌아간 들, 이 무상한 인생이 얼마나 변하겠는가.
저 멀리서부터 기차가 들어온다.
기지개를 켜듯 譴タ坪?느릿느릿 다가와 깃발을 휘날린다.
서로의 사인을 서로 확인하듯 기차와 역무원은 잠시 동안 교신한다.
사인이 맞는 관계는 아름답다. 어긋나지 않는 관계는 아름답다.
어딘가에 무슨 일이 불시에 발발해도 그래서 기차가 불쑥 나타나더라도
역무원은 같은 심정, 같은 사인으로 기차와 교신할 것이다.
돌아가는 그곳에서 나도 저런 어긋나지 않는 관계 속에 머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