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festival)는 말 그대로 ‘경축하여 벌이는 큰 잔치나 행사’일 뿐인데, 우리 용인에서는 참으로 어려운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지난 화요일 용인문화원에서 마련한 문화가족 워크숍 참가자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용인지역 문화환경과 축제문화’를 주제로 한 발제와 토론회의 열기는 생각보다 뜨거웠다. 그 이유는 수도권의 일류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 용인시가 축제하나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비판과 문화가족들이 주체적 역할을 등한시 했다는 자책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문화가족들은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기구의 구성을 제안했다. 관 주도의 이름뿐인 위원회가 아니라 민간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관이 지원하는 명실상부한 범시민 축제추진기구의 구성 말이다. 공무원들이 상당기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체득한 전문지식을 순환보직 탓에 사장시켜 버리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문화가족들은 지역특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독창적 제안을 가로막거나 잡탕 변질 시켜버리는 정책결정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축제의 소재로 삼을 지역의 문화유산이 없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포은제를 확대시킨 ‘통과의례축제’, 삼성단지를 배후로 한 ‘싸이버페스티발’, MBC드라미아와 민속촌을 활용한 ‘역사기행축제’, ‘용구문화제’와 ‘처인성축제’, ‘최승희무용제’, ‘대장금 음식축제’ 등 문화가족의 아이디어도 쏟아져 나왔다.
지역축제는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문화 발전, 지역사회 통합, 지역경제 활성화 등 복합적 목표를 달성하고 지역의 문화적 잠재력과 정체성을 담아내는 총아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우왕좌왕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전국적으로 대략 1000여 개 이상의 축제가 자웅을 겨루고 있다.
△먹거리를 소재로 한 ‘한국의 술과 떡잔치’, ‘송이축제’, ‘자갈치축제’, ‘젓갈축제’, ‘김치대축제’, ‘남도음식문화큰잔치’, ‘햅쌀축제’ 등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산품을 소재로 한 ‘한산모시문화제’, ‘머드축제’, ‘인삼축제’, ‘야생차축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역사 및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성웅 이순신축제’, ‘춘향제’, ‘국제마임축제’, ‘청자문화제’, ‘국제탈춤페스티벌’, ‘난계국악축제’ 등도 중점 육성되고 있다. △지역경제와 연관된 ‘고래축제’, ‘약령시 한방문화축제’ 등은 전국?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자연을 소재로 한 ‘나비축제’, ‘반딧불축제’, ‘지평선축제’는 지역의 아름답고 청정한 이미지 정립에 크게 기여했다. 이상에서 열거한 국가 지정 축제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지역 특성과 잘 부합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무조건 처음부터 전국 규모, 국제 규모를 지향한다든지, 관광객 유치에만 신경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처럼, 규모에 매달리고 산업적 측면을 부각시키다 보면 축제의 본질을 간과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목적에 충실하고 진지하게 시작한 후 문제점을 바로잡고 보완하여 차츰 규모를 늘리고 관광산업화 시키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또 다시 한 해가 가고 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더 뒤쳐지기 전에 하루속히 각계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축제추진기구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시와 의회는 확고한 정책적 의지와 지속적인 지원으로 창의적 축제 개발을 뒷받침해 줄 것을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