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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뒷간의 추억

용인신문 기자  2006.01.09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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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싫은 적이 있다.
싸릿대로 칸막이하고
양철판으로 문을 달은
하루에 몇 번을 가야하는 곳
안팎에 훵하니 뚫렸어도
밖에선 안이 안보이고, 안에선 밖에 보이니
썬팅한 자동차라고 해야할까

내 속을 뒤집어 까는 일이 싫었고
밖에 보이니 치부를 드러내 보인 것 같고
치솟는 종유석에 찔릴 것 같았고
누르스름한 향기는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잿더미 덮으려니 먼지 일었고
가래로 밀어 얹는 일이 어려웠다

폐짚더미와 섞인 우리의 찌꺼기는
누런 속으로 가기 들어위해
미생물의 ‘난장’이 덩더궁
페인트로 푸르게 칠하지 않아도
누런 놈끼리 엉겨붙으면
어느새 점 하나 날아와
연꽃처럼 핀다

푸른 색을 꼭대기에 입힌
대문의 나뭇결은 숨을 그치고
서서히 파랗게 죽어가는 것 같다.
하늘의 정기를 받은 것 같은 파란 대문,
사람들 움직임에 짖을 황구도 없다
하루 종일
이 색깔 저 색깔로 덧칠당하고 돌아온 나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누렁이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