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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에 실을 꿰다

용인신문 기자  2006.01.27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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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은 바늘만으로도 아프다
사람들은 헤지거나 찢어진 곳, 터진 곳에 이르기까지 바늘로 꿰맨다
색색의 실로 색색의 상처를 꿰맨다
흩어진 꿈의 주둥이들을 흔적없이 엮고자한다
나의 생애도 바늘이고 싶다
길이 보이지 않는 골목 즈음에선 늘 질척대며 통증을 호소했지만
내 상처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비겁하게도 네가 화장되던 그곳에서
네 그림자가 흰 뼈 뭉치로 고스란히 담겨졌을 때
아아, 나는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버려진 실뭉치라도 꿰어 구겨진 길을 걷듯
헤지거나 찢어진, 혹은 터진 곳을 올올이 보듬어
실을 꿰찬 바늘로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