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한국시간) 비디오아트라는 새로운 예술세계를 활짝 연 백남준씨가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자택에서 별세했다. 세계의 곳곳에서 애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기흥구 상갈동에 ‘백남준 미술관’이 오는 5월 9일 착공될 예정이다. 백남준의 일생과 예술세계에 대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백남준은 누구인가
한국이 낳은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씨가 29일(현지시간, 한국시간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자택에서 별세했다.
백남준씨는 홍콩 및 일본 도쿄(東京)대와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한 후 비디오아트와 행위예술가, 작곡가로 활동하며 전세계로부터 20세기 문화의 지평을 넓힌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
1963년 독일에서 첫 개인전 ‘음악의 창시-전자 텔레비전 ’을 열어 오늘날 미디어아트로 확장되고 있는 비디오예술을 처음 선보인 백 씨는 1982년 한국 작가 최초로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첫 회고전을 가졌다.
1984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소재로 한 인공위성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전세계에 방영되며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한 백 씨는 이후 ‘바이 바이 키플링’, ‘세계는 하나’ 등 인공위성 프로젝트 작품을 선보이며 대澧??작품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1996년 뇌졸중으로 몸의 왼쪽부분이 마비된 그는 투병중에도 오른손만으로 작품을 쏟아내며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식 작품, 2004년 뉴욕 소호작업실에서 ‘피아노 부수기’ 퍼포먼스를 보이는 등 끊임없는 창작열을 불태웠다.
백 씨는 한국 소녀를 소재로 작업한 비디오 ‘엄마’를 유작으로 남기고 지난달 29일 겨울이면 휴양을 하며 작품을 구상하던 마이애미에서 자신의 생애를 마쳤다.
△기흥구 상갈동 ‘백남준 미술관’ 건립
비디오 아트의 거장 백남준 씨가 타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007년 10월 기흥구에 완공 예정인 ‘백남준 미술관’이 전국민의 이목을 받고 있다.
백남준씨의 유골 일부가 안치되는 미술관은 지난 2001년 경기도가 건립을 계획,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1만여평 도유지에 289억원을 들여 상설 및 기획전시실, 교육실, 자료실, 수장고, 연구실, 편의시설 등을 갖춘 지상 2층, 연면적 1645평 규모로 건립된다.
오는 5월 9일 백남준씨의 타계 100일을 맞아 착공에 들어가는 미술관은 지난 2003년 8월 공모를 통해 독일 여성 건축가 키르스텐 셰멜(41)의 작품 ‘매트릭스’를 선정했다. 이 건축물은 주변 완만한 계곡의 구릉 사이에 모자이크처럼 딱 들어맞게 끼워진 형태로 미술관 내부에는 기둥이 하나도 없고, 바닥은 주변 계곡의 굴곡을 따라 그대로 굽이치며, 천장은 빛의 투과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특수유리로 만들어졌다.
미술관 외부의 일부 벽면은 반투명막으로 처리되어 내부에서 상영되는 백남준의 비디오 작품을 외부에서도 볼 수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전시 소장품으로 2002년부터 현재까지 120억원을 들여 비디오조각·설치작품 24점, 평면 작품 43점 등 모두 67점을 반입했으며, 미술관에 재현될 뉴욕 백남준 스튜디오에 쓸 사물 3세트, 백남준씨의 퍼포먼스 등을 녹화한 비디오 아카이브 2285점을 보관 중이다.
이중에는 ‘TV 부처’(1974~2002), ‘참여 오디오’(1963), ‘TV 크라운’(1965), ‘달은 가장 오래된 TV다’(1965~2000), ‘로봇 K-456’(1964~1996), ‘TV 정원’(1974~2002), ‘스위스 시계(1988)’ 등 비교적 잘 알려진 작품들을 비롯해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의 레이저 작품인 ‘삼원소’(1997~2000)도 있다.
경기문화재단 송태호 대표이사는 “백 선생의 유작으로 알려진 ‘엄마’를 들여오는 문제도 미국 백남준 스튜디오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늘坪?“스튜디오 측과 협의해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대표작들을 중심으로 백남준 특별전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백 씨의 동영상 자료와 작품을 내년 10월 완공예정인 ‘백남준 미술관’으로 옮겨 그의 예술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백남준씨의 작품이 보고싶다면
백남준씨의 작품을 용인에서도 볼 수 있다.
기흥구 마북동에 위치한 한국미술관에서는 오는 10일부터 3월 31일까지 백남준씨의 작품 10여점과 평소 백 씨와 친분이 있던 김윤순 관장이 소장하고 있는 그와의 사진과 글 등을 전시한다.(031-283-6418)
이밖에 서울의 국립현대미술관이 ‘다다익선’을 포함해 총 40점의 영상설치·평면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삼성문화재단은 ‘나의 파우스트 자서전’(1989~1991)을 포함한 21점, 정동 서울시립미술관은 로비에 ‘서울 랩소디’와 백남준씨를 담은 사진작품들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갤러리 현대, 박영덕 화랑, 원화랑 등 백씨의 개인전을 열었던 화랑들이 백씨 작품을 몇 점씩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TV Cello’(1991)가 대구은행 본점 로비에 상시 전시되고 있으며 대백프라?갤러리도 뉴욕 아메리카센터에서 열린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 전시회 출품작 ‘다비드’와 ‘마라’(1989)에 ‘Video Cello’(1995) 등 소장품 3점을 20일까지 10층 중앙홀에서 전시한다.
5월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피카소·백남준전’이 열려 세계적인 화가 피카소와 관련된 유품들과 함께 고 백남준 씨에 관련된 책 10여 종, 일부에 직접 서명이 담긴 포스터 30여 종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국내 뿐 아니라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5월 그의 추모전이 계획돼 있으며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에 맞춰 백남준의 작품 미국지도(U.S. map)와 메가트론 매트릭스(Megatron Matrix)를 영구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