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시절 초기, 용인시 선거구에서는 투표마감 직후 개표 초반 당선자 예측을 잘못한 고위직 시 공무원이 일찌감치 당선 축하 난을 보냈다가 망신을 당한 적이 있었다. 또 어떤 고위직 공무원은 부부동반으로 제일 먼저 선거 사무실까지 찾아가 당선 축하인사까지 했지만, 막판에 당선자가 바뀌는 이변이 발생해 줄서기 공무원의 전형이 된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선거철만 되면 유력 정당의 유력 후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암암리에 선거지원을 하며 줄을 서는 공무원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 해프닝이다.
지방자치 부활이후 네 번째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일고 있는 모양이다. 풀뿌리 민주주의 꽃으로 상징되는 ‘기초자치단체장’이기에 입후보자들에 대한 관심이 큰 것 같다. 그런데 정당 정치의 일환인 선출직 특성상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정치 공무원들이 줄서기를 하는 등 양극화 현상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정치 공무원이야 일부에 불과하겠지만, 선거철마다 줄서기에 급급한 얌체 공무원들이 있는 한 공직내부의 갈등과 반목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제도 부활이후 민선단체장을 시민들이 직접 뽑게 되어 좋은 점도 있지만, 공직사회의 논공행상과 줄서기 논란은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하게 마련이다. 어느 조직사회나 마찬가지겠지만, 출세 가도를 위해서는 상식과 원칙을 저버리는 기회주의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선거철마다 강조되는 것이 공직자들의 엄정한 중립요구다.
과거 군사정권시절에는 공무원들이 부정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만큼 공무원들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그런데 요즘도 간혹 공무원들의 선거개입 논란이 일어 말썽을 빚기 일쑤다. 속된 말로 어떤 간 큰 공무원들은 아예 드러내놓고 노골적으로 특정후보를 비방하거나 선거운동을 한다. 그 정도 되면 공직 생명을 내 놓고 하는 도박이나 다름없다. 다행히 문제의 공직자가 지지했던 후보가 당선될 경우엔 진급과 주요 보직이 보장된다는 달콤한 유혹이 뒤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인물들이 출세한다 해도 조직내 리더십과 공직사회의 고유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기는 분명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공직사회와 시민들에게 엄청난 행정적 손실을 입힐 확률이 크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맡은 바 임무에 충실했던 공직자들에게 오히려 깊은 상처를 주는 장본인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정치공무원으로 성공한 사람이 있다면, 그를 바라보는 후배 공무원들의 사기저하는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닌가.
반대로 공직생명을 걸고 밀었던 후보가 탈락할 경우엔 상대 후보 측 당선자로부터 보복성 인사를 비롯해 각종 불이익을 받게 된다. 실제 선거철마다 각종 음해와 투서로 몸살을 앓게 되는 곳이 공직사회다.
따라서 현직 단체장이 또 다시 입후보를 한다 해도 공무원은 절대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물론 자신 한표에 대한 주권행사야 자유지만, 공직이라는 직위를 이용한 선거개입 행위는 용납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선거철마다 걱정되는 것은 행정누수현상으로 인한 시민사회의 불이익이다. 따라서 공직자들은 항상 공복임을 명심, 공직사회 내부의 양극화 현상이 한낱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끝나길 바란다.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