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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은 고국을 사랑하고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

용인신문 기자  2006.02.10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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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의 대모로 알려져 있는 김윤순 한국미술관 관장(77)이 지난 10일부터 자신의 미술관에서 고(故) 백남준 선생을 추모하는 특별전을 마련했다. 이에 김 관장을 만나 우리가 알지 못했던 백 선생의 평소 모습이나 생각을 그녀를 통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백 선생은 한마디로 ‘천재’였고 매우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하는 김윤순 관장.
김 관장은 “비록 한국이 그에게 해 준 것은 없었지만 그는 고국을 매우 사랑했고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항상 자랑스러워했다”며 “일본이나 독일, 미국 등이 큰 호의를 가지고 그의 작품 세계를 인정했지만 그는 자신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하는 한국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관장은 “백 선생의 전시를 기획하던 86년 당시만 해도 기자들 조차 백남준이 누구인지, 비디오 아트가 무엇인지도 몰랐다”면서 특히 “광주비엔날레가 명성을 날릴 수 있게 된 것은 당시 백 선생과 그의 아내인 구보다씨가 세계의 유명한 평론가들을 심사위원으로 초빙하는 등 힘을 보태주었기 때문”이라고 백 선생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한국민들의 인색함에 내심 서운함을 표시했다.

“밥먹는 것이나 집을 홴렷求?것 등 일상 생활에는 통 관심이 없었던 백 선생이었지만 한국미술관에 대해서는 항상 큰 관심을 가져주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하는 김 관장은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그를 찾아갔을 때 “앞으로 20년은 더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오히려 우리를 위로했는데 그 말을 지키지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떴다”고 가슴 아파했다.

경기문화재단에서 백남준 미술관을 기흥구 상갈동에 건립키로 한 것과 관련해 김 관장은 “경기도가 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을 갖고 미국에 있는 백 선생에게 의사를 전달한 후 백 선생이 내게 전화를 해 경기도가 추진하려는 미술관이 어떠한 것인지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면서 “경기도에 의뢰를 하니 백 선생과 비밀리에 나눈 대화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놀라며 계획안을 모두 보여주었고 검토 결과를 백 선생에게 전달했다”고 당시 상황을 이야기 해줬다.

김 관장은 “당시 경기도가 미술관 부지를 어느곳으로 정할까 고심하던 때 백 선생은 통일이후를 고려해 ‘파주’를 원했다”면서 “하지만 나와 대화하던 중 용인에 문화벨트도 구성돼 있고 도유지가 있는 만큼 ‘용인’이 가장 최적의 장소라 생각된다고 충고해 돼 백남준 미술관이 기흥구에 들어서게 됐다”고 숨은 공로를 털어놓았다.

현대 미술이라는 공통 주제를 가지고 수많은 대화를 나누고 정을 나누었던 김 관장은 “백 선생은 한국 현대미술계의 발전과 소규모 미술관의 활성화를 위해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며 “아직까지 국내의 소규모 미술관이 여러 가지로 열악하고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세계의 명성있는 미술관들을 돌아보면서 국내 미술계의 전시풍토도 변화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전시회를 통해 만났던 국내외 유수한 작가들과의 일화를 담은 책 ‘작은 미술관 이야기’(집문당/2002)에 이어 내년쯤 본지를 통해 세계의 이름난 미술관을 소개했던 글들을 모아 새로운 저서를 출판할 계획인 김 관장은 “이름이 알려져 있는 유명 미술관이나 전시장 말고도 잘 꾸며지고 아름다운 미술관들이 너무나 많다”며 가끔씩 마음을 열고 가까운 전시장을 찾는 여유를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선생을 회고하고 기리는 것”
한국미술관, 백남준 추모 특별전
한국미술관의 김윤순 관장이 20여년간 우정을 쌓아 온 고(故) 백남준 선생을 추억하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지난 86년 백남준씨의 전시회를 기획하며 만난 것?인연이 돼 우정을 쌓아온 김 관장은 백 선생의 판화작품 8점과 그와 연관된 자료 10여점 등을 오는 3월 2일까지 한국미술관 내 전시실에 공개한다.

전시 기간동안에는 특별히 2시부터 4시까지 ‘백남준의 생애’라는 비디오를 상영한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김 관장은 “처음 백남준 선생이 세상을 떴을때는 모든 국민이 큰 관심을 가졌는데 며칠이 지나니 벌써 그를 잊는 듯 하다”며 “전세계에 한국을 알리고 비디오아트의 창시자로서 예술계에 큰 기틀을 마련한 백 선생을 회고하고 기억하는 전시회인 만큼 보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문의:031-283-6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