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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사람나고 자동차 났지

용인신문 기자  2006.02.24 18: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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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이나 새벽시간이면 외곽도로를 아우토반이라도 되는 양 속도 무제한에 도전하는 레이싱카(?)를 자주 보게 된다.

이들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길을 건너려는 사람이 안보인다는 듯 난폭하게 보행자의 앞을 지나쳐간다.
마치 “빨간불이니 더 빨리 달려야 한다”며 “나는 언제나 시간에 쫓기는 한국인이다”라고 외치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작동하지 않는 무인단속카메라를 회수하고 GPS나 네비게이션 등으로 삶의 질이 좋아지면서 운전자들이 과속에 대한 단속을 무시하고 이에 따른 사고를 두려워하지 않아 더욱 심해지는 듯 하다.
이제는 번호판을 휘거나 떼고, 번호판에 스티커 등을 붙이는 것은 모두 옛말이 되었다.

과속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 무인단속카메라를 설치했지만 속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단속 건수와 벌금을 줄이기 위해 GPS 등의 장치를 장착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늘어난 것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늦은 시간 집으로 가다보면 가끔 재미난 광경을 보게 된다.

술에 취한건지, 속도를 즐기는 건지, 혹은 정말 급한 일이 있어 빨리 가야 하는 건지 모르지만 차들이 신호등을 무시한 채 달려오다가 신호등 앞의 무인단속카메존?보고는 급격히 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카메라만 지나치면 신호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다시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물론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어도 경적음을 한번 울리면 일단 사람이 먼저 양보하고 자동차는 당연하다는 듯이 지나간다.

이 얼마나 재미난 세상인가? 사람들은 저마다 “사람 나고 차났지, 차나고 사람 났냐?”는 말을 하지만 빠르게 변모하는 세상에서 문명의 이기를 따라잡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인가?
바쁘고 힘든 생활로 지쳐있는 사람들 모두가 편리함의 도구를 이용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서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흥구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