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시원하시죠? 이발하고 나니까 더 멋있어 보이시네요”
지난 2일 효자병원 병동과 휴게실에서는 연신 즐거운 웃음소리가 퍼져 나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내며 무료로 이발 봉사를 하고 있는 신갈농협실버자원봉사단(단장 이명자)이 방문한 것.
지난 2004년 신갈농협 주부대학을 수료한 25명의 수강생들이 주위의 이웃들을 돕자는 뜻을 모아 결성한 실버봉사단은 신갈농협 김종기 조합장의 지원으로 이발 및 수지침 등의 전문교육을 받아오며 실력을 키워왔다.
이 단장은 “우리들과 같은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봉사단에 들어올 수 없다”며 “마음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을 돕는 일이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회원 모두가 책임감이 강하기에 연간 계획이나 월별 계획표가 없이 동사무소와 농협 등에서 봉사요청이 오면 ‘O월 O일 O시 OO로 모입니다’, ‘OO봉사 갑니다’ 등의 문자를 통해 서로에게 연락해 봉사를 떠난다.
강압이 아닌 자율적인 실버봉사단. 봉사활동을 나설 때 회원들 전원이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불참하는 회원은 반드시 못 온다는 연락을 해주기 때문에 서로간의 믿음과 신뢰가 더욱 쌓여가고 있다.
이러한 책임감과 믿음으로 효자병원 어르신들의 이발봉사를 시작하게 됐고 점차 봉사활동의 영역이 넓어져 지금은 동사무소와 협의해 ‘이발의 날’을 정해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들을 동사무소로 모셔서 활동하기도 한다.
소년소녀가장의 이발봉사는 청소년기의 민감한 마음을 자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 시작했지만 회원들의 걱정과는 달리 아이들 역시 순수한 봉사단의 마음을 알았는지 아무 문제없이 이발봉사를 마칠 수 있었다.
그 후 자신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지 달려갈 것을 다짐한 봉사단은 치매나 정신질환 등으로 고생하시는 어르신들에게 ‘쌍ㅅ’이 섞여 있는 욕까지 들으며 머리를 깎아주는 등 황당하고 재미난 상황을 접하기도 했다.
이러한 때에도 봉사원들은 한결같이 “욕을 하시더라도 어르신들이 악의를 갖고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외로움을 많이 느껴서 그러는 것”이라며 “오히려 연민의 정이 느껴져 밝은 표정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이 나이를 먹게 되면 다시 어려지는 것 같다”며 “어르신들의 말들과 행동 하나하나가 어린 아이들보다 더 순진해 보일 때가 많다”고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르신들 앞에서는 웃음을 보이지만 하루종일 수십명의 노인들과 함께 하다보면 녹초가 되어버린다.
이 단장은 “피곤해도 내색하나 없는 이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며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회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수고하셨어요, 고생하셨어요, 힘드실테니 푹 쉬세요 등 격려의 말들을 전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밖에도 기흥구에서 보유하고 있는 목욕봉사차량을 이용해 독거노인과 지체장애인들을 찾아가 목욕봉사도 함께 실시하고 있는 실버봉사단.
그들은 임대 주공아파트와 노인정 등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자신들의 부모와 자식처럼 느끼며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이 단장은 “이들과 함께 봉사를 나설 때면 언제나 마음이 풍요로워져 부자가 되는 듯한 기분”이라며 “봉사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서로가 돕고 사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풍요롭고 따뜻한 세상을 꿈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