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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과일을 먹다

용인신문 기자  2006.03.17 2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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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이 선뜻 파랗게 내비칠 때면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죽음이 느껴진다.
잘익은 삶이 그러하듯이
아주 한순간 무너져 내리곤 하는데
나무에게 얼마나 버거운
몸짓이었나 물어보곤 하지만
나무는 빛의 폭력에 칼날을 들이밀어
빨갛게 영그는 속살일 따름이라고.

지도 하나를 삼켜버린다.
태양이 걸어온 길을, 바람이 걸어온 길을, 물이 걸어온 길을
하나씩 되짚어 먹어 버리는 일이다.
몸이 하나의 지도가 되어 펄럭이는 나는
더큰 지도속의 한페이지 속에서
빨갛게 영그는 과일 하나를 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