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삼삼오오 모이면 모두가 정치 이야기다. 특히 시장(市長)이 누가 될까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어느 정당에 누가 공천을 받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꽃을 피운다. 모두가 정치 고수가 된 듯 전략적 수를 계산하고 읽기 바쁘다.
시장의 인물됨과 그 면면을 따지는 모습을 대하기는 가뭄에 콩나기다. 우리는 용인에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주인들이다. 평범한 유권자인 우리가 당성을 따지고 당 공헌도를 운운해서 뭐하겠는가. 선거 광풍에 휩쓸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정객들과 장단을 맞춰가며 정작 따져봐야 할 시장의 면면을 스쳐 지나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최소한 시장 후보들을 보는 시각은 용인에 대한 열정과 공헌을 기본으로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정책과 문화마인드를 가지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접근할 후보가 누구인지 냉정하게 가려야 할 것이다.
그런데 머지 않아 인구 100만의 용인을 이끌어 갈 후보들이 주는 개인적 이미지 치고는 비교적 약하게 느껴진다. 적어도 시장으로 출마를 할 사람들은 자기 지역에서 갈고 닦은 비장의 기량을 임기동안 펼쳐 보일 각오를 해야 옳고, 이미 그런 점은 시민들이 인지해서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저 사람이 시장이 되면 적어도 용인의 미래 가운데 최소한 어느 부문 만큼은 변화하겠다는 기대를 주는 희망의 시장, 최소한 사랑스런 닉네임 하나 정도는 꼬리표처럼 달고 다닐 수 있는 열정적인 시장이 기다려진다는 이야기다. 저 사람도 하는데 나라고 못하랴 하는 식의 덩달아 뛰는 모습을 그냥 웃으며 넘겨서는 안된다.
이제는 무엇보다 문화 마인드를 갖춘 시장이 나서야 한다. 난개발 치유를 위해 달려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인 개발 일변도의 삭막한 정신을 공동체 정신으로 한 단계 끌어 올리고 삶의 질을 높여줄 그런 시장이 필요한 때다. 용인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적 자산과 잠재력을 알아볼 수 있고, 그것을 빛나는 보배로 꿰어나갈 수 있는 시장.
용인시와 접해있는 수원시에는 몇 년전 문화시장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다녔던 분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문화는 무슨 문화, 너무 약한 이미지를 주는 거 아냐”라는 시민들도 많았던 것 같다. 오히려 개발을, 도로를 공약하는 사람들한테 솔깃해 하는 게 시민의 일상적인 정서이기에 말이다.
그러나 문화시장이 임기를 채워나가면서 수원이 문화도시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민들의 자부심도 높아져 더욱 단합되고 빈틈 없는 도시로 성장하는 듯 보였다. 용인의 1/6에 불과한 작은 도시 수원에서 몇 개 되지 않는 문화유산을 가지고 다양한 문화사업으로 시의 이미지를 높이는 저력과 추진력이 새삼 놀랍다. 예술단들의 공연도, 한 여름 밤의 음악축제도 모두 수원을 빛내는 문화 자산이다. 화장실마저도. 이제 수원은 성곽 안동네의 거대한 민속촌으로의 복원을 꿈꾸고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용인은 문화적 자산이 어느 도시보다 훌륭하게 갖춰져 있다. 경기도박물관과 박물관 부지에 들어서게 될 백남준 미술관, MBC드라미아, 한국민속촌, 그밖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문화유산 등 꿰어야 할 구슬이 서말이 뭔가.
‘21세기는 문화시대’라는 상투적인 말이 돼 버린 문화의 의미는 그러나 영구히 불변한다. 문화에 목숨을 걸어도 좋을 만큼 문화의 경제적 가치 또한 엄청나다. 적은 비용으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 효율의 컨텐츠다.
용인은 거대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기반 시설의 규모에 걸 맞는 문화정책과 행정이 필요하다. 구슬을 꿰어낼 장을 선택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유권자의 인식이 얼마 남지 않은 기간동안 잘 다듬어지고 새로워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