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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아름다운 퇴장”

용인신문 기자  2006.03.24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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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동때문에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습니다.
국무총리의 부적절한 3·1절 골프회동과 한나라당 모 의원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실망을 넘어 정치권 자체를 불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존경할만한 정치인이 별로 없다는 것이 솔직한 저의 고백입니다. 해방 후부터 지금까지 61년의 정치사를 볼 때도 국민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퇴장한 정치인들이 거의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떠나야 할 순간임에도 자리에 대한 욕심으로 최후까지 지키려고 하다가 사면초가에 몰려서야, 할 수 없이 물러나거나 비극적인 최후로 끝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퇴장은 뛰어난 능력만큼이나 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영국의 존 메이저 전 총리는 57세에 정계를 물러나면서 멋있는 귀거래사를 남겼습니다. “떠나야 할 때를 넘겨 머물기보다 남들이 머물라 할 때 떠나겠다.” 우리가 잘 아는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도 연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가 99년 5월 고별사에서 밝혔듯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음에도 후임자를 키워 그에게 정권을 넘겨주었습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독선과 아집은 개인과 사회 나아가 국가를 파멸시키게 됩니다. 인간이 한창 때 보여줬던 자신의 능력만 믿고, 또는 권세에 도취하여 현재의 자리에 계속 머무르려고 하면 추해질 뿐만 아니라, 부족한 실력과 퇴화되는 재능을 모략과 술수로 채울 수밖에 없어서 모두를 힘들게 만듭니다. 그러다 결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무리수를 두게 되어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것은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많고 훌륭한 사람이라도 세월이 흐르면 녹이 슬게 돼 있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적절한 때에 많은 사람들의 갈채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물러나는 아름다운 퇴장이야말로 개인이나 단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됩니다. 그것은 신앙공동체인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때가 되어, 박수 속에 훌륭한 원로들이 아름다운 퇴장을 하고 젊고 유능한 일꾼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때 교회는 더욱 부흥되고, 새로운 도약이 이룰 수 있습니다.

중국의 한나라 때 유향이라는 사람들이 지은 ‘전국책(戰國策)’의 ‘제책편(薺策編)’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아무리 날쌘 말도 늙으면 둔한 말만도 못하다.’ 이 말은 어떠한 영웅호걸도 늙으면 보통 사람만도 못하다는 뜻입니다. 떠오르는 태굘?아름답지만, 때를 알고 물러나는 석양은 더욱 아름다운 법입니다.

사도 바울은 딤후 4장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아름다운 퇴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 디도, 아굴라, 오네시모 등 많은 제자들을 키워서 그들에게 믿음의 사역을 맡기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기다립니다. 바울은 자신의 사명의 때가 다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죽은 자를 살리고 수많은 영혼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했던 능력의 사도였지만 퇴장할 때가 되었음을 알고 미련 없이 떠납니다. 그것은 세상의 것보다 하늘의 보화가 가장 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퇴장은 영원한 것을 바라보고, 하늘에 소망을 두는 사람만이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권세와 명예욕으로 인해 떠나야 될 순간임에도 떠나지 못해 인생을 망쳐서는 안 됩니다. 어떤 위치에 있든지 위의 것을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길 수 있도록 늘 자신을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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