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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란 생명에 혼(魂)을 불어 넣는다

용인신문 기자  2006.03.27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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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평면적인 공간을 부드럽고 경쾌한, 입체적 공간으로 창조해 나가는 조각가 이성옥(46·여)씨.
공간놀이기법을 이용해 평범한 도심공간을 쾌적한 전시장으로 바꾸어 놓는 이 작가의 작품은 이마트 죽전점과 수지골드프라자 앞에서 만나볼 수 있어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에 자리잡고 있다.

용인 뿐만아니라 사람들이 공유하는 전국의 공공장소에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는 그녀의 작품들은 제주도에 위치한 신천지미술관을 비롯해 해남땅끝조각공원, 대우조선소, 장승포여객선터미널, 양재하이브랜드, 강원대학교 등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오는 5월 서울시 광진구청에 설치될 작품 ‘광진이의 꿈’을 완공하기 위해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그녀는 의식주 해결이 더욱 시급해 ‘조소’라는 단어조차 생소하게 느껴졌던 1980년대부터 ‘환경조각’을 시작했다.
그녀는 “조각활동을 하다 굶어 죽는 일이 생기더라도 이 일에 전념할 것이라는 각오를 항상 마음속에 되새겼다”며 “살아가는 동안 내가 가진 모든 재주를 펼쳐 보일 것이라는 다짐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고 자신의 예술인생에 대해 짤막하게 설명했다.

지난 1984년 청년미술관에서 열린 조각품 개인전시회를 시발로 20여년이 넘도록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는 매년 10회 이상씩 전시회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등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조각가이면서 아이들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녀는 “조각연습에는 감자와 당근이 제일 좋다”며 “찌개나 음식 등을 준비할 때 조형물 모양으로 채소를 깍기도 해 식사시간에 가족들과 행복을 나누기도 한다”고 잔잔한 일상을 이야기 했다.

주위의 모든 재료를 조각에 응용하는 무궁무진한 창작성을 가진 그녀는 산업폐기물을 이용해 작품을 제작하는 ‘노동과 예술의 만남’(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에서 열림)이란 주제의 심포지엄에 지난 1990년과 1995년 두차례나 모두 참가한 유일한 조각가로 남았다.

쇠를 구부리는 것은 물론 용접까지 마다하지 않는 그녀는 남자들도 하기 힘든 일을 여자의 몸으로 해오면서도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으며 버려진 것들에게도 예술가의 혼을 불어 넣어 새로운 생명을 부여해 준다.
이 조각가는 “육체적인 노동은 몸에 베인 탓인지 힘들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 반면 사람들의 생각에서 벗어난 창작활동은 쉽지 않은 것이었다”며 “하나의 작품을 구상할 때는 며칠동안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고 작가로서 갖?고뇌를 말했다.

그래서일까. 이 조각가의 땀과 고뇌가 담긴 작품들은 인간이 추구하는 조화롭고 평온한 삶에 대한 염원을 담을 수 있었고, 그 속에 내포된 양감과 리듬감 등은 주민들에게 서정성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작가로서의 생활뿐 아니라 용인에 거주하는 한 사람으로서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심하던 중 한달에 한번씩 보건센터를 찾아 정신치료를 받고 사회적응기간을 맞는 환자들에게 미술교육 등의 봉사활동도 하고 있는 이성옥 조각가.

그녀는 “내가 가진 재주를 살려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 뿐만 아니라 아픈 사람들을 도울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행복하다”며 “아무리 바쁘더라도 이분들만큼은 잊지 않고 찾아가 빠른 쾌유를 빌어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조각활동과 더불어 강원대학교, 대진대학교, 성신여대, 협성대학교 등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서울과 용인, 광명, 안산 등에서 미술장식품 심의위원, 경기지회 조각분과위원과 경기미술대전 운영위원 등 1인 다역을 펼치고 있는 이성옥 조각가.

그녀는 열악했던 우리나라의 예능분야에 대해 “지난해부터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시행하게 된 미술은행제도로 침체되었던 한국의 미술시장이 활성화 될 贅굼繭窄?“미술의 대중화와 작가들의 창작의욕이 높아져 한국의 조각예술이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