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적 표본인 기초의회 제도에서 벌써 3기 의원들이 선출돼 중반기 활동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92년 군의회로 출발한 현재의 용인시의회는 그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연륜과 경륜이 부족했던 탓인지도 모른다.
두 번에 걸친 군의장·시의장 중도하차, 일부 의장단 사퇴 및 구속 등 일련의 사건들은 용인지역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의 난맥상을 보여줬다. 또 민선시장과 고위 공무원들까지 각종 비리에 연루돼 줄줄이 사법처리 되는 등 용인시 자치단체 역사는 크고 작은 오점들로 얼룩져 있다.
우리나라 자치단체들은 10년도 채 안됐지만, 매우 혼란스런 과정을 겪었다. 물론 시민의식도 한몫 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성 정치판을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이제 용인시의회 역시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많다. 용인시가 각종 개발 압력에 시달리고, 난개발로 갈기갈기 찢기는 동안 시의원들은 집행부와 시의원의 한계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러나 집행부가 잘못해도 시의회가 견제를 못했기 때문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다. 시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 권한과 수혜 폭은 보잘 것 없지만 지역에서는 국회의원이나 다름없는 자리다.
그 동안 각종 법률적 문제로 지역이 황폐화 지경에 이르도록 용인시의회는 제대로된 청원 건수 하나 없었다. 매번 뒷북치기식 건의안·결의문 채택이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용인시의회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지난 94년 말 수원 영통지구에 용인의 영덕리 땅을 넘겨주는데 앞장섰던 장본인들이 바로 당시 군의원들이었다. 물론 전체의원중 과반수가 안되는 의원들이 행정구역 조정에 찬성 했지만, 그들이 또다시 의장단을 차지하는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돼 왔다. 그로 인한 파문은 용인시 자치단체에 큰 상처를 남겼고, 시정과 의정을 불신하게 된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다. 이 문제는 아직까지 꺼지지 않은 불씨로 남아 있고, 그 불씨를 살리고 있는 상대는 다름 아닌 인근 자치단체 시의원들이다.
용인 시민들도 이젠 올바른 의정 개혁을 기대하고 있다. 더 이상 시의원들이 집행부에 대한 견제력을 상실해서는 안된다. 또 각종 이권 개입으로 인·허가 부서 공무원들에게 보이지 않는 압력 행사를 하거나 시 인사 문제까지 개입하는 등의 추태를 부려서도 안 된다.
특히 초선 의원들도 처음의 순수성과 열정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기존판이 그랬기 때문에 그대로 답습하는 도덕적 불감증을 경계해야 한다. 이제 시민의식 수준도 과거에 비해 많이 성숙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새로운 의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 잔여 임기가 3개월에 불과하지만, 누가 의장이 된다 해도 이번 의장 선거를 변화와 개혁의 전환점으로 삼길 바란다. 시의회는 특히 개인의 명예욕이나 의원 개개인의 실리만을 따져 몰아가기식 의장 선출은 지양해야 한다. 정말 시민들을 두려워 할 줄하는 공익적 차원에서 일말의 양심이 묻어 있는 실천과 결과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