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시가있는풍경/자전거의 장례식

용인신문 기자  2006.04.07 16:17:00

기사프린트

   
 
탄천 다리밑에 아무렇게 버려진 자전거
거기서 비어져나온 창자 절반은 물에 잠겼는데
앞바퀴와 핸들은 파아란 가을 하늘을 향해있었다

패달에나 남았을 남몰래 버린자의 체온
빗물에 씻긴 물무늬로나 남았을까

동네를 몇바퀴씩 돌아도 힘든줄 몰랐던 시퍼런 힘줄
녹이 쓸자 쇠사슬이 되어 가느다란 목에 걸렸다
기억에도 새로운 꿈만 같았던 한때의 부귀영화
허공을 가르는 질주의 물소리가 되었다

어느날
수습된 시신이 고물상 손수레에 실려졌다
물속을 힘차게 달렸을 바퀴의살 침묵속에 널부러져 누웠다
하늘을 향한 그의 여정은 그게 시작이고 끝이다

모든게 생략된 장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