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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소외된 이웃과 결혼한 여자

용인신문 기자  2006.05.01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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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의 많은 봉사단체들이 지역의 소외된 이웃이나 장애인을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한명인 ‘표정있는 실내건축’의 김은수 대표. 김 대표는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의 열정을 나누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양지바른은 그 중 하나. 지난달 24일 그녀는 직원들과 함께 양지바른에 툭탁툭탁 망치소리, 톱질소리 등 경쾌한 사랑의 리듬을 심었다.

그녀는 평소 친분이 있던 오수환 변호사와 대화를 하던 중 우연히 양지바른을 알게 됐다.

“얼마 전 양지바른을 찾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던 중 시설물들이 많이 파손돼 위험한 것을 보고 직원들과 다시 찾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건축과 신축, 리모델링의 일을 하다 3년 전 명지대 앞 ‘정 스튜디오’의 인테리어 공사를 한 것이 인연이 돼 용인에 정착하게 된 그녀.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공사의뢰를 받아오며 기독병원에 녹색옷을 입히는 등 용인을 밝은 도시로 만들고 있는 그녀는 용인에 정착한 이후 자신의 전문 기술과 재능을 용인시민들을 위해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김 씨는 ‘양지바른’에서 그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남자들과 함께 톱질도 하고 타카(기계?작은 못을 박는 일)도 서슴없이 하던 김 씨의 이마에 어느새 전문가의 땀방울이 흐른다.

방안에서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옷장작업을 마친 후 장난끼 많은 아이들이 행복해하고 선생님들이 안심하는 모습을 보고난 뒤에야 비로소 흐믓한 미소를 짓기 시작하는 김 씨.

그녀는 시설 내의 모든 곳을 꼼꼼히 둘러본 뒤 신발장의 경첩을 모두 갈아주는 세심한 일부터 강화도가 떨어져 위험했던 현관문까지 말끔히 수리했다.

김 씨는 “조카가 어려서부터 정신장애를 겪으며 살아왔기에 이 아이들을 대할 때에도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며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동생의 어린시절 모습이 떠올라 더욱 신경 쓰인다”고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속 깊은 이야기도 꺼냈다.

한편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일과 결혼한 여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그녀는 하루에도 서너 번씩 현장을 다녀오는 등 바쁜 일과 속에서도 장애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에는 소홀함을 보이지 않는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도 공사의뢰를 받는데, 그럴 때면 늘 버려지는 쓸만한 놀이기구들을 모아 자재창고 안에 쌓아둔다. 사실 있어야 할 자재보다 놀이기구들이 훨씬 많이 있다.
이렇게 모아 놓은 놀이기구들은 장애아이들이 있는 곳을 방문할 때마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도록 나눠주고 설치해 준다.

‘양지바른’을 함께 찾아온 직원들은 “여자의 몸으로 회사를 꾸려 나가기도 벅찰텐데 여러 가지 복지사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며 “이밖에도 용인 여성CEO 이사직과 특공무술협회의 일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모습들은 모두가 본받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속에서 연정이 느껴지는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아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고 있다.

또한 작은 공사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언제나 후원회를 통해 장애아이들에게 전달해 장애인후원회 이사로 임명되기까지 했다.

김 씨는 “양지바른의 넓은 공간에 40여명 가량의 아이들만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더 많은 장애인이 시설에서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함께 사는 사회를 꿈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