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폭락도 문제지만 출하길이 막힌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10만3000원에 사 온 새끼를 6개월 동안 키워 9만원에 출하했던 IMF때의 기억이 채 지워지지도 않았는데 또 구제역이라니…".
포곡면 유운2리 토박이 이진영씨(40)는 최근 들어 늘어나는 것은 근심과 한숨뿐이라며 자조섞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씨는 지난 98년 IMF로 가격폭락을 경험했고 지난해 이지역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로 홍역을 치룬데 이어 올해는 구제역으로 연 3년째 쓴잔을 마시고 있다.
파주 구제역 발병 이전 근당(400g) 1200원을 호가하던 출하가가 발병후 800원대로 급락한데다 출하길마 저 막혔다. 수시로 들락거리던 구매인의 발길도 뚝 끊어졌고 가락동시장으로 직접 출하할 수 있는 상황 도 아니다. 운송비를 포함한 비용부담은 가중되는 반면 가격은 이곳에서 구매인을 상대로 받던 것 이상 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
그는 돼지 설사병의 일종인 PED로 큰 손해를 본 뒤 한 때 양돈을 포기하기도 했지만 배운게 이거라며 5년만인 지난 97년 재도전해 시련 속에서도 사육두수를 500여마리 정도로 늘렸다.
담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축농가가 붙어 있을 정도로 밀집도가 높아 발병은 곧 양돈포기로 이어질 가능 성이 높은 이곳의 특성상 방역과 간장의 끈을 늦추지 못한다는 그.
아직 이지역에서 구제역이 발병하지 않은 것과 매일 반복하는 돈사 소독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다.
이씨는 "가혹할만큼 힘들었던 지난 3년간도 꿋꿋히 견뎌왔는데 이번일로 별일이야 있겠냐"고 검게 탔을 것 같은 속내를 감춘 채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고 거래가격이 원상회복 될 때까지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의욕을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