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죽전지역의 불타는 화약고로 자리잡았던 수지하수종말처리장이 지난 9일 행정대집행을 통해 부지매입을 완료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용인시의 하수처리장 사업승인이 있은 후 5개월여만에 사업부지에 대한 최종 마무리가 이뤄진 셈이다.
다행히 가끔 뉴스에서 보는 강제철거민의 울음소리와 용역사 직원과의 몸싸움은 없었다고 한다. 이전을 거부한채 마지막까지 자신의 주거지와 사업장을 지킨 이들이었지만 누구 하나 들여다보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들도 더이상 선택의 여지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는 그간 민민갈등은 물론 민관갈등으로 까지 몰고갔던 하수종말처리장이 조용히 마무리 되는 것에 안도하면서도 알지 못할 배신감이 드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현재 수지하수종말처리장건립반대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용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중에 있다. 이 소송은 언제 끝날지, 어떤 결말로 매듭지어질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착공에 들어간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될 것이고 수지하수종말처리장의 원천 무효화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하수처리장 건립을 반대하며 자신들과 뜻을 달리하는 상대에 대해서는 무차별적인 고소고발까지 감행해 왔던 죽전2동 시의원과 비대위는 자신들과 뜻을 같이한 주민이 마지막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 이전 당할 때 어디에 있었는지 묻고싶다.
행정소송을 해놓았으니 팔짱끼고 기다려보자는 심산인지 아니면 대집행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의 말처럼 선거를 앞두고 자신에게 이득이 될 일이 아니어서 몸을 사리는 것이었는지.
이날 혹시 있을지 모를 주민과의 마찰에 대비해 용역직원까지 배치했던 시행사 직원은 “아무리 선거가 코앞이어도 한명도 안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정말 지역 주민을 위해 지금껏 반대 해 온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허탈해했다.
기자는 묻고 싶다. 정말 그대들의 주장처럼 자신의 이익보다는 지역의 이익과 주민들을 위해 그리도 극렬히 반대했던 것이라면 마지막까지 자신의 터전을 지키다 강제이전 당하는 그날 그들의 곁에 있어주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