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인 고 백남준씨의 예술 혼을 기리기 위한 백남준미술관 착공식이 지난 9일 오후 기흥구 상갈동 미술관 건립 터에서 열렸다.
경기문화재단은 백남준 타계 100일째가 되는 날을 맞아 고인이 영원히 머물게 될 집의 첫 삽을 떴다.
지난 2001년 백남준과 경기도 간에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구체화 된 미술관 건립은 289억 원을 들여 지상 2층, 연면적 1695평 규모로 지어지며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미술관의 공식 명칭은 ‘백남쥰이 오래 사는 집’으로 4년 전 백 선생이 미술관 건립 터가 확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설계도면에 써준 문구에서 따왔다.
이날 기공식에는 백 선생의 미망인인 구보다 시게코 씨를 비롯해 손학규 경기도지사, 유홍준 문화재청장,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미술관 건축설계가인 독일의 키르스텐 셰멜 씨 등이 참석했다.
구보다 시게코씨는 이날 기공식에서 “오늘은 백남준의 부활절”이라며 “세계에서 최초로 한국 땅에 백남준미술관이 서게 됐으니 조국이 그를 인정하고 평가한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감회를 밝혔다.
한편 이번 기공식과 함께 다음달 10일까지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백남준 스튜디오의 기?메모라빌리아(Memorabilia)’전이 열린다. 메모라빌리아는 사람이나 사건을 기념하는 물건을 일컫는 말로서 이번 전시에서는 1960년대부터 백남준이 작업해 온 뉴욕 브룸 스트리트 스튜디오의 한쪽 벽면이 통째로 재현돼 고인에 대한 기억을 더듬게 해 준다.
고인의 대표작인 ‘TV부처’와 비디오 신시사이저 등이 전시되며 비디오 아카이브 중 일부도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