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하희의 집’은 요리를 만드는 분주한 소리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달콤한 음식향으로 가득찼다.
‘아이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아사모)’의 김한수(40) 회장과 회원들이 가정의 달을 맞이해 ‘하희의 집’ 주방에서 아이들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것.
아사모는 용인을 비롯해 안양, 부천, 성남, 청주 등 전국의 요식업계에서 조리사로 활동하는 베테랑 요리사와 일반인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체다. 이들은 한달에 한 번씩 ‘하희의 집’과 ‘시몬의 집’, ‘한울공동체’ 등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태리 레스토랑에서만 18년째 요리를 만들어온 김 회장과 함께 좁은 주방 안에 모여 오랜 경력 속에 베어있는 실력들을 뽐내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회원들은 모두 요식업계에 종사하며 알게 된 선·후배 사이로 남들에 비해 자신 있는 분야에서 남을 돕고자 음식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같은 일을 하는 만큼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 더욱 끈끈한 우정으로 뭉칠 수 있다”고 음식봉사를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더욱이 이날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회원들의 자녀들도 뜻 깊은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며 따라와 부족했던 ‘하희의 집’ 가족들의 일손을 돕기도 했다.
한편 주방이 비좁아 요리할 기회를 박탈당한 채 주방에서 쫓겨난 이들은 창고와 마당에서 함께온 자녀들과 함께 ‘하희의 집’의 부업꺼리인 ‘구리선 벗기기’로 실력발휘를 대신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주방에서는 살아남은 회원들이 주방도구를 찾는 소리부터 칼질하는 소리, 탕수육을 튀기는 소리, 후라이팬의 기름과 소스가 끓는 소리 등 바쁜 움직임 속에 하나 둘씩 음식을 준비했다.
환풍기도 잘 켜지지 않는 주방에서 불을 이용해 요리를 만들고 있는 이들은 “매일 불과 함께 살아가고 있어 이정도 열기는 아무렇지도 않다”며 “오히려 음식 냄새를 맡으며 밖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쫓겨난 회원들이 더욱 괴로울 것”이라며 음식마련에 속도를 가했다.
같은 무렵 주방 밖에는 라이브 가수 이강희(43)씨가 아이들을 위한 공연을 펼쳐 아이들은 음식을 기다리는 긴 시간을 잊도록 해 주었다. 4시간의 기다림 끝에 아사모가 준비한 음식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아사모는 중국식 음식인 삭스핀스프와 짜장볶음밥을 비롯해 커다란 접시에 欖痔? 해물스파게티, 야채셀러드, 떡갈비 등을 아이들 앞에 대령시켰다.
또한 아이들에게 기쁜 일이 또 하나 생겼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준호군이 8번째 생일을 맞은 것이다.
준호군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다음 카페에서 ‘빵쟁이’라고 불리는 김선후(38)씨가 케이크를 준비하고 가수 이 씨는 생일축하공연을 열어 흥을 돋우는 등 회원들이 준비한 음식과 함께 아사모의 음식봉사는 한층 빛이 발했다.
이렇듯 아사모는 아이들을 찾아올 때마다 해물스파게티, 불고기덮밥, 돈가스, 육게장, 잡채, 함박스테이크, 피자, 설렁탕, 안심스테이크 등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도 준비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 회장은 “매달 아이들을 찾아가고 있지만 생활이 어려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음식을 나눠주고 싶다”며 “독거노인과 결손가정 등 봉사단체들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다”고 아사모의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다음달에는 수지구에서 ‘사랑의 바자회’를 열어 용인시민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고 수익금을 소외계층에게 전달할 계획을 갖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의 도움이 필요 사람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을 전달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가정의 달 5월이 더욱 포근한 듯싶다.<연락주실 곳 : 아사모 010-2228-6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