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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아내의 漢江

용인신문 기자  2006.06.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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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물이었느니.

내가 벌써 서른을 넘긴
늙은 총각으로
처음 아내의 종아리를 보았을 때
아내는 한강의 물빛 무늬
푸른 母音이었느니.

구름 속에 숨으신 외할머니,
어머니 가신 날이 어쩌면
음력으로 외할머님이 가신 날과 같은
그날이니
고명 따님을 그리 못잊으셨어요.

나는 세 외손자 가운데 큰 외손자,
내 큰 외손자가 나를 닮아
아내를 찾으면
나는 머리만을 주억거리느니.

가신 분의 많은 땅
어디 남풍 불어 따뜻한
남쪽 뿐이랴.

툰드라는 아니었지만, 그곳에서
농투성이 손으로 고향의 별로 뜨신
아저씨 지용님.

손을 左로 혹은 右로 흔들면
온톤 눈 범벅이 되신 白石님.

나는 벌써 성북동 길상사에 앉아
추기경을 뵈옵고,

나는 벌써 명동 성당에
무릎을 꿇어
스님도 뵈오니,

오로지 물이었느니.

내가 벌써 늙은 총각으로
처음 아내의 종아리를 보았을 때,
아내는 한강의 슬픔 꿈으로
오로지 꽃이었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