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인지역에서 발생한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 사건이 고소자와 진상조사단이 없어 흐지부지되고 있다. 특히 정책적으로도 장애여성 관련 성폭력 피해 대책이 전무해 소외계층의 인권문제가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는 지난해말 양지면의 어느 작은 시골마을에서 소문이 무성하던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촉구한바 있다. 그러나 어느 한곳도 관심을 갖지 않았고, 보도이후 가해자들과 마을주민들간에 분위기만 더욱 험악해졌다는 것이다. 이후 약 5개월후 본지 취재팀이 드디어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이 있음을 확인했다. 또 피해자측의 증인을 서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아직까지 이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거나 법정으로 비화되진 않았지만, 소외계층의 인권문제임을 감안해 더 이상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다시한번 본지를 통해 고발하는 것이다.
사건은 정신지체 장애여성을 동네 노인들이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일삼아 오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피해 여성 연령은 30대지만 정신연령이 4세 정도에 불과해 성폭력에 대한 저항력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피해 당사자의 진술을 확보하기조차 쉽지 않다. 또 30여가구밖에 되지 않는 시만뗌뼁【?사건을 공론화시킨다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결국 취재보도 역시 오랜 시간이 걸렸고, 마을주민들도 가해자측의 보복이나 앙심이 두려워 제보조차 꺼려왔던 것이다.
최근들어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실태 및 정책적 대안’이라는 논문이 발표됐고, 이를 통해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실태에 대한 정부차원의 정밀조사 필요성이 대두됐다. 또 장애 여성의 상담중 30%가 성폭력 사건이라는 충격적인 통계도 발표됐다. 이런 문제를 언론에 보도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부채질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더 이상은 감출수가 없는 사회문제이기에 근절대책을 촉구하는 것이다.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가족·친척, 직장동료·상사, 동네주민등 아는 사람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입었고, 수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당했다고 한다. 피해 장애여성들은 심한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을 앓고 있고, 사건 정황을 일관성있게 진술하지 못해 가해자가 부인할 때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난 98년 개정된 성폭력특별법엔 이처럼 저항능력이 없고, 증거확보가 거의 불가능한 장애인에 대한 강간에 가중처벌을 명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비친고죄이고, 미수범도 처벌되며, 장애인에 대한 강간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강제추행은 10년이하의 징역·200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게 문제다.
성폭력 범죄는 공소시효를 일반 정상인과 같이 1년으로 한하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수사상 정확한 진술을 받아내거나 지원할 방안이 필요하고, 수사기관의 특별 수사기법과 공소시효 연장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비장애인과 장애인 여성단체 등이 공동 연계해 지원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