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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무번째 장애인의 날을 맞으며...

용인신문 기자  2000.04.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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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번째 장애인의 날을 맞으며...
<임형규 (사)용인시 장애인협회 부지회장>

스무번째의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사)용인시 장애인협의회에서는 지난 18일날 에버랜드에서 예강환용인시장을 비롯한 각 기관장과 (사)용인시 장애인협회 김기호 지회장을 비롯한 지역에 상주하시는 5000여명의 장애인 중1000여명의 장애인 및 그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행사를 마쳤다.
특히 이날 행사는 에버랜드에서 제공한 장소 및 중식 그리고 에버랜드내 무료관광으로 인하여 그 어느해보다 알차고 보람 있게 보낼 수 있었다. 장애인 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한사람으로 매년 느끼는 일이지만 기념행사를 마치고 나면 왠지 허전하고 쓸쓸한 기분은 감출 수 없다. 특히 올해는 우리 지회가 학수고대하던 자활자립장도 완공이 6월말이면 되어 입주하게 되는 상황인데도 그리 마음이 기쁘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인의 날이라하여 이 날 하루만 장애인을 위하여 크나큰 인심이나 쓰는 매스컴이나 관련단체에서 호들갑을 떤다. 외국 선진국에서는 장애인의 날이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미국이나 영국이나 복지시설이 발달된 선진국의 경우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일례를 들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살펴보자. 요즈음 관공서나 공공단체에 가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그 기능이 제대로 되는 곳은 별로 없다. 우리 장애인의 범위에도 문제가 많다. 이상하게도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선진국일수록 장애인의 숫자가 많고, 후진국일수록 장애인의 숫자는 적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보통 선진국의 경우에는 많게는 전체 인구의 20%가 장애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체인구의 약 10%정도가 장애인다.
이런 이유는 선진국의 경우에는 일시적인 장애인(교통사고, 지병 등으로 인한 장애로 인하여 몸이 불편한 일정한 기간동안 장애인과 똑같은 혜택을 줌)도 장애인의 범주에 포함 시킨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일시적인 장애인은 장애인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얼마전 방송에서 들은 이야긴데 한 쪽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 치과에 치료를 받으러 갔다고 한다. 목발을 짚고 치료실에 들어 갔더니 의사선생님이 하시는 말이 "목발에는 세균이 많이 묻어 있으니 목발을 밖에 두고 들어오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도 의사 선생님이면 우리 사회에서는 최상류부류에 속하는 집단인데 그렇게 말을 하다니 나는 그 방송을 듣고 우리나라는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즈음 같이 인정이 메말라 가고 각박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장애인들은 살아가기가 더욱 힘든 세상이다. 이러 때 일수록 가진 자들이 우리 장애인들이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이 바라는 것은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우리가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한국장애인 복지진흥회가 정한 올해의 장애인의 날 캐치프레이즈가 "열린 마음 함께하는 세상"은 우리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20년 전이나 다음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한 채 근본적인 복지대책을 실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로서 장애인의 날이 성년이 되었다. 이제는 제도나 말로만 장애인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우리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동정심이나 시대적 복지가 아니다. 정부는 기업이든 학교든 당장은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끌어안아야 한다.
이러한 사회가 형성만 된다면 1년중 장애인의 날이라고 하여 하루만 호들갑을 떨지 않고 1년 365일 모두가 장애인의 날이 되어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장애인의 날이 없이 평등하게 지낼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