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칼럼> 필리핀 여행에서

용인신문 기자  2000.05.01 00:00:00

기사프린트

필리핀 여행에서
- 이홍영<편집주간>

60년대 중반 우리나라가 경제개발계획을 시작할 때 우리의 소득수준은 1인당 연 100불 정도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당시 아시아에서 비교적 잘나가던 필리핀의 소득수준은 1인당 1000불을 육박하고 있어서 우리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우리가 IMF사태로 1만불을 넘어 섰다가 다시 그 아래로 내려와 1만불 정도인데 반해 필리핀은 지금도 1천불을 약간 웃도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말하자면 지난 40년동안 필리핀의 경제가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에 우리는 무려 100배에 달하는 경제성장을 이루어 필리핀 뿐만 아니라 모든 개발도상국들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우리의 조상과 선배, 동료, 그리고 조국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정쟁만 일삼는 정치인들이나 무자비한 군사정권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는 성취감에 젖어 흥청망청 살아가는게 아닌가 싶다. 필리핀의 유명 관광지에는 어김없이 많은 한국 관관객들이 몰려있는 광경을 보고 있자면 아직은 이럴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은 IMF사태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땀을 흘려야 할 때다.
필리핀은 기후가 좋고 자원이 풍부하여 기본적으로 의식주에 대한 걱정이 없다. 죽어라고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에는 염려가 없는 곳이다. 일년에 벼농사를 세번씩 지을 수 있으며 코코넛, 망고, 파인애플 등 각종 과일들이 언제나 주렁주렁 열린다. 따라서 필리핀 사람들은 산아제한 같은 데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식들을 많이 낳는다.
어느 거리나 식당 또는 시골마을에 가보아도 아이들이 왁자지껄 뛰놀고 있어서 ‘사람 사는 것’같다는 느낌이 든다. 요즘은 좀 덜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산아제한이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되어 있었다. 아이를 둘 넘게 낳으면 제도적으로 많은 불이익을 당해야하며, 심지어 동물 취급을 받기도 하였다. 세상일은 어느 것이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산아제한정책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 우리나라를 이만큼 발전하게한 원동력은 뭐니뭐니해도 교육수준이 높은 우수한 인적자원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후손을 많이 낳아 그들을 잘 교육시키는 길이 우리의 미래를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이 땅이 좁으면 해외로 많이 내보내면 될 것 아니가? 우수한 해외교포가 많다면 국가 경쟁력은 그 만큼 신장되는 것이다.
우리의 교육을 지배해 온 이론 중 하나는 멜더스의 ‘인구론’이었다. 식량생산이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머지않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므로 인구증가를 억제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최근 이 이론에 반대하는 이론이 만만치않게 등장하고 있다. 지구의 인구포용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크며, 인위적으로 산아제한을 하지않아도 여러작용에 의하여 인구가 조절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산아제한정책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