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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서북부난개발

용인신문 기자  2000.05.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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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서북부지역의 난개발문제는 지난 4·13총선의 최고의 화두였다. 각 후보자들은 저마다 이 이지역의 마구잡이식 개발에 대해 재검토 또는 중단을 공약했다. 이에맞춰 건교부와 용인시도 난개발의 원천봉쇄를 위해 3층이상 건출물의 신규허가 제한 등을 내용으로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은 전형적인 ‘뒷북행정’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이미 이 지역은 난개발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그 실상을 소개한다.

③콘크리트 숲으로 변하는 수려한 산자락
수지읍 성복리는 광교산 자락에 자리잡은 조용한 농촌마을. 이 지역은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천연 수림을 간직한 자연상태 그대로였다. 상현리와 성복리를 가로지르는 성복천은 마을주민들의 젖줄이자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마을주민들은“탄천으로 이어지는 성복천은 가재와 물고기 등이 많아 항상 아이들로 붐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정반대.
마을 곳곳은 개발의 상처때문에 신음하고 있었다. 성복천은 생명을 잃은지 오래였으며, 수려한 산자락도 시뻘건 황토흙을 드러낸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9일 오후 2시 성복리 마을입구 도로. 수지초등학교 입구에서 연결되는 이 도로는 도로확장 공사로 끊긴지 오래였다. 도로를 끼고 흐르는 성복천에는 갖가지 쓰레기가 흉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었고 예전의 맑은 물빛도 생명을 잃은 듯 시커먼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막힌 도로 때문에 하는수없이 마을 소도로를 이용해 수지 2지구에서 연결되는 도로를 통해서야 성복리로 접어들었다. 마을 입구에서 바라본 성복리. 그러나 이미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깊은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좌우를 둘러봐도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시뻘건 황토빛과 이제 막 윤곽이 드러나는 콘크리트 뿐이었다. 초록의 빛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고개를 들어봐도 눈앞을 가로막는 것은 시뻘건 황토빛 뿐이었다. 마을 입구 오른쪽에는 L건설에서 신축중인 대형아파트가 자리잡아 가고 있었고 좌측에는 B건설이 아파트 건설을 위한 부지조성 작업으로 수려했던 산자락은 알몸을 드러내 놓고 있었다. 이는 마을 안쪽으로 접어들면서 더욱 심했다.
사방이 개발의 상처로 곪아 있었다. 산허리까지 건설업체들이 박아놓은 개발문구가 자랑스럽게 자리잡고 있었다. 산등성이를 휘감아 놓은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부지 표시가 숨통을 옥죄고 있었다. 마을을 감싸안은 수만여평의 산림이 파헤쳐지고 찢겨진채 봉暳?없이 사라질 위기였다.
그나마 고깔모 처럼 남아있는 초록빛 산정상이 힘겹게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 마을에서만 수십년채 살아왔다는 한 노인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갈때가 된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