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김한길 의원을 중심으로 한 22명의 동료 의원들과 함께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우제창 국회의원. 우 의원의 탈당은 용인지역의 당원들과 정객들로부터 비판과 격려 등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다. 우 의원의 탈당이 대선과 총선을 앞둔 지역정가에 변수로 작용 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지난 23일 서면을 통해 우 의원 탈당의 진의와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 탈당파와 잔류파 모두 통합신당 창당을 외치고 있다. 차이가 무엇인가.
= 정당은 정치적 이념과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정권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모임이다. 오는 12월에 대선이 치러진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의 열린우리당은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여권의 유력 대통령 후보였던 고건 전 총리가 왜 중도하차 했겠는가. 당이 아무런 비전과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한계를 극명히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본인을 비롯한 23명의 의원들이 범여권의 통합을 주장하며 집권당의 안락함을 버리고 당을 떠난 이유다.
사실 잔류한 의원들도 통합신당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방법론의 차이가 있다. 그들은 ‘열린우리당 중심의 통합’을 말하고, 탈당 의원들은 그것으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 지난22일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을 선언했다. 탈당의원들의 신당 창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 지금의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과 상관없이 그 영향력 하에 있으며 일부 급진 성향의 의원들의 목소리가 지나쳐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는 처절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노 대통령의 탈당 선언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당과 청와대 간의 정치적 관계는 하루 아침에 달라질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결국 대통령과의 관계가 완전히 끊어 졌다고 볼 수 없는 열린우리당은 통합신당 창당의 주체적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열린우리당의 문제점이 무엇이라 생각 하는가.
=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지지를 잃고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된 것은 ‘개혁’이라는 상징적 가치에 매몰돼 국민의 실생활을 책임져야 할 여당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 결과다.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도 민심이 당을 떠난 이유에 대한 진단과 반성을 통해 당을 바꿔나갈 동력이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보궐선거와 지방선거 등을 통해 수차례 민심을 확인했음에도 여전히 개혁의 과잉과 부족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며 갑론을박만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상태로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도 회복은 물론 어떤 인물이나 외부의 대권후보도 당에 관심을 갖거나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 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모임의 특징이 있다면.
= 정당은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서 당원과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그들의 지지를 받는다. 열린우리당은 ‘개혁’을 그 방법으로 제시했고, 일정부분 성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개혁’은 방법이 아닌 목적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정치인들의 구호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본인을 비롯한 탈당 의원들이 지향하는 통합신당은 이 같은 개혁에 반대한다.
물론 선진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고치고 바꿔야 할 것도 많고 현재 한나라당이 보여주는 것처럼 개혁과 변화를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서민과 중산층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념만을 위한 개혁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부작용만 가져올 뿐이다.
따라서 통합신당이 지켜야 할 가치는 ‘개혁’이 아니라 ‘서민경제 회복과 선진사회 진입’이다. 본인을 비롯한 탈당 의원들은 열린우리당에서 제대로 낼 수 없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통합신당을 주장하는 것이다.
현재 탈당을 비판하는 의원들도 친노직계의 ‘사수파’를 제외하고는 결국 탈당 대열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도로 열린우리당’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급진좌파성향의 인사는 반드시 걸러낼 것이다. 이것이 대통합신당이 열린우리당과 가지는 차이의 출발점이다.
△ 우 의원의 탈당에 대한 지역 여론에 대해.
= ‘정치정도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탈당을 비판하는 여론이 있고, 이 같은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정치는 어떤 정당이나 정치인을 무작정 추종하고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과의 의리를 지키려고 모든 정치적 결정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은 진정 시대착오적인 것이고 구태의연한 발상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았고 더 이상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시바삐 한나라당의 대안세력을 만들어 정치적인 균형과 견제를 통한 국가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 국민과 역사에 책임지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 시민에게 한마디.
= 앞으로 창당될 중도개혁통합신당은 소수특권층만을 위한 정치가 되지 않기 위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균형 있게 담아냄은 물론 어려운 중소기업, 자영업, 농업 등 민생경제를 살리는데 방안 마련에 최우선을 둘 것이다.
탈당 후 본인을 아끼는 많은 인사들이 “왜 먼저 탈당했느냐, 어차피 당은 무너질 것이고 나중에 상황을 보아가며 탈당을 하면 정치적으로 더 안전하지 않느냐”는 걱정과 조언을 해 줬다.
그러나 본인은 집권당의 보호막 대신 허허벌판에서 춥지만 선도적으로 그리고 주도적으로 중도 통합의 흐름을 만들어 내야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더 책임지는 자세라고 판단했다.
앞으로 본인은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또한 국회의원으로서 열린우리당이 지금에 이르게 된 책임을 통감하며 당과 본인을 지지해준 시민들께 마음으로부터 깊은 반성과 죄송한 마음을 거듭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