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경 기자의 인터넷세상 나들이50/가상현실게임 ‘세컨드라이프’
세컨드 라이프는 한국시장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영어 외 언어 버전을 한국어와 독일어, 일본어만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한국 시장에 크게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한국 시장에서도 지금 같은 인기를 끌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이번시간에는 아바타를 통해 사이버 세계에서 또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가상현실게임 ‘세컨드 라이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중독성과 아이템현금 거래로 문제가 돼왔던 온라인 RPG게임들이 인기를 누린 이유는 가상세상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몬스터들을 때려잡고 레벨을 올리고 다른 유저를 죽이고, 이런 것들은 절대로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인간세상과 거의 흡사한 사이버세계로 말 그대로 ‘제2의 삶’을 살 수 있는 사이버세계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 사이버분신이 제2의 삶을 사는 곳
PC를 켜면 자신이 만들어 놓은 아바타가 침대에서 일어난다. 문을 열고 우편함에 가면 잠든 사이에 도착했던 이메일들을 볼 수 있다. 거리에 나가 사이버 머니로 옷을 산다.
도서관에서 책을 뽑으면 책 내용이 바로 PC에 저장되고 병원에 가면 의사가 만들어 놓은 캐릭터를 만나 상담을 하고 처방전을 받는다. 물론 옷이나 약은 나중에 집으로 배송 된다.
오후엔 유명가수 콘서트를 본 뒤 다국적기업 지점에 들러 상담을 벌인다. 밤늦은 시간 여자 친구와 분위기 좋은 바에서 와인을 한잔한 뒤 여자 친구를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잠에 든다. 세컨드 라이프 유저가 보낸 하루 일상이다.
사이트가 개설된 지 3년이 지난 지금 `세컨드 라이프` 주민은 230만 명을 넘어섰다 . 이곳 주민들은 댄스홀에 들러 춤을 출 수도 있고, 마음이 맞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며 살 수도 있다. 각종 기업들은 이곳에 지점을 개설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세컨드 라이프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IT기업 린든 랩이 2003년 만든 가상현실 사이트인 `세컨드 라이프(
http://secondlife.com)`는 말 그대로 또 하나의 삶을 살 수 있는 인터넷의 가상공간이다.
가입자들이 온라인에 접속, 사이버 분신인 ‘아바타(avatar)’를 통해 말 그대로 ‘제2의 삶’을 사는 3차원 게임이다. 누구나 무료로 회원 가입할 수 있으며 옷이나 신발에서부터 자동차와 빌딩까지 소유하거나 만들 수 있다. 게임 속 세상은 원래부터 현실과 매우 흡사하게 설계됐다.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현실세계처럼 경제활동이 이뤄진다. 직장을 다니며 사이버 머니를 벌 수도 있고, 현실세계의 돈을 환전해 사이버 머니로 바꿀 수 있다. 세컨드 라이프에서 번 돈을 현실세계의 돈으로 다시 바꿀 수도 있다. 이 사이버세상의 화폐단위는 ‘린든’이다.
실제로 `세컨드 라이프`에서 부동산을 팔아 현실세계에서도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 등장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곳에 기자도 특파했다. 스웨덴 정부는 이곳에 대사관까지 설치했으며 정치인들도 뛰어 들었다. 프랑스 야당인 사회당 후보이며 연예인만큼 인기가 높은 세골렌 루아얄은 세컨드라이프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사이버 상에서 주민들은 만나기도 한다.
아디다스·도요타·소니BMG 같은 오프라인 기업들이 이곳에 사이버지점을 설립했고, 델컴퓨터는 이곳에서 실제 PC 주문을 받으며 세컨드라이프에서 ‘제2의’ 수익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야말로 웹 2.0 시대의 새로운 시장인 셈이다.
△ 가상과 현실세계의 모호함
이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게임 속 인간들의 행태 또한 점점 현실 세계를 닮아가고 있다고 한다. 세컨드 라이프에서도 돈과 섹스, 그리고 범죄가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가상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실제 미국 달러와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종 물품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창녀와 마약상도 등장하고 있어 처벌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있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갈수록 닮아가며 그 경계마저 모호해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