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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IT산업과 한국인의 손

용인신문 기자  2007.03.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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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서 새 학년이 시작되고,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게 됐다.

그들과 대화하다가 대학교 졸업반 학생들에게 물어 보았다. 지난 10년간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느냐고. 그 대답 중 가장 많았던 것은 ‘2002년 월드컵 축구’였다.

돌이켜 보면 정말 그때처럼 신명이 나던 때는 그 전에도 또 그 후에도 없었던 것 같다. 온 국민이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가슴이 뜨거워지곤 했었다. 스포츠의 위력을 실감한 것도 그때였다.
그런데 생물학을 전공한 어느 교수의 말에 의하면 월드컵 경기에서 한국이 4강이 되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며, 앞으로 그 기적이 또 일어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맞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의 지론은 생물학적 민족학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자면 한국에서 축구를 아주 잘하는 남자 국가대표선수가 여자 국가대표선수와 결혼을 해서 낳은 건강한 아이를 최적의 환경에서 최고의 투자를 하여 축구선수로 키운다고 해도 막상 축구장에서 브라질이나 아프리카 선수와 공을 사이에 두고 마주쳤을 때 민첩성 내지는 유연성에서 그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조금은 기분 나쁜 얘기지만 우리 민족은 그런 유전인자를 가지고 태어났다는데 어쩔 것인가.

그렇다면 한국인이 다른 민족보다 뛰어난 신체적 부분은 어디인가? 그것은 바로 손이라고 한다. 손으로 하는 각종 기술이라든가 피아노 등의 악기연주, 그림, 컴퓨터 등에서는 한국인이 최고라고 한다.

미국의 저명한 학자 중 한사람은 앞으로 21세기를 주도할 민족은 젓가락을 사용하는 민족이라고 말했다.
젓가락을 쓰는 지역은 바로 동아시아로 우리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다른 나라에서는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데 유독 우리 한국인들만은 가는 쇠젓가락을 사용한다.
가느다란 쇠젓가락을 가지고 음식물을 다루기 위해서는 나무젓가락보다 훨씬 섬세한 손동작이 필요하다.

젓가락 대신에 서양사람들이 쓰는 포크를 사용할 때 보통 30개 정도의 관절을 움직이고, 나무젓가락을 쓰는데는 60개 정도의 관절을 움직여야 하는데, 쇠젓가락을 쓰기 위해서는 80개 정도의 관절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인의 젓가락질은 그야말로 생경한 것이다. 젓가락으로 김치를 쪼개는 것이나 콩자반을 먹는 것을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하며 예술(?)이라고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런 쇠젓가락질로 단련된 한국인의 손. 이것은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발전해 나갈 IT산업에 있어서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이홍영/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