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축산농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구제역 파동이 이제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축산 관계자들의 말이다.
용인지역은 특히 콜레라나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에 대한 비상사태가 발생해도 대처할 수 있는 구제 시스템 구축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고 있어 문제다. 결국은 축산 농가들만 애를 태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부는 구제역 발병이후 가축이동 제한구역내 축산농가들을 대상으로 가축수매에 들어갔으나 실제 도축시설 부족으로 극히 일부분 밖에 수매를 못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구제역 발생지역에 대한 정부의 구제방침이 확정됐을 때 불행하게도 용인시 지역엔 물량을 소화해 도축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다. 게다가 인근 지역에서는 구제역 확산을 우려해 용인시 축산농가들의 수매 물량을 전면 거부했다. 정부에서 지정해준 도축장이래야 관내 영세업체 1곳, 수원1곳 등이었으나 처리시설 용량은 여전히 부족했다.
용인지역 수매대상 가축두수는 14만2240두였으나 총 수매물량은 고작 8698두에 그쳐 6.1% 수준에 머물렀다. 뿐만 아니라 구제역 발생지역으로부터 10㎞이내0 보호구역내의 수매실적조차 전체 사육두수의 10%미만에 그쳤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확인됐다.
만에 하나라도 구제역이 더 확산됐다면 그 피해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역내 축산농가들은 고스란히 앉아서 파산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피해를 입은 축산농가들은 지금도 악몽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평생 축산을 하며 살아왔다는 용인지역 구제역 피해자들은 하루빨리 다시 빈 축사가 채워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자식 같은 심정으로 키우던 비육우 수십마리가 하루 아침에 땅속에 묻히던 것을 보는 그들의 심정을 누가 알까? 그 정도면 축산업에 정이 떨어질 만도 한데, 그래도 다른 삶의 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게 그들이다.
용인지역 양돈농가는 전국에서 홍성 다음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용인지역이 전국에서 양돈수가 가장 많았음은 익히 알려져 왔다. 용인지역에서는 지난해 돼지 콜레라가 발생해 엄청난 양의 돼지를 살처분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실제 축산농민들은 어마어마한 피해를 봤던 게 사실이다.
이제 용인시의 숙제는 당장 쓸만한 도축장 건설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정업체의 이익이나 지방세수 증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축산농가 보호시설을 갖추자는 얘기다.
가축 전염병이 돌면서 인근 국가에서는 이미 수조원의 피해를 입었던 것을 보았다. 만에 하나라도 또 다시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가축들을 모두 땅속에 생매장해 버리거나 태워 없애 버리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 할수도 있다. 자칫하면 앉아서 당할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각종 민원 때문에 도축장 건설이 미뤄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축산농가를 위한 기간 시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용인시의 절실한 깨달음과 행동이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