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꿈을 이룬거에요."
남사면 아곡6리 처인성 맞은편 산자락 아래 분재 500분을 자식처럼 애지중지 가꾸는 아줌마가 남들 모르게 깃들어 살고 있다.
신성재씨(55). 그는 순전히 분재 때문에 서울에서 남사로 내려왔다. 분재가 늘어나면서 놓을곳을 마련하다가 이곳까지 내려온 것이다.
처음에 아파트 베란다에 분을 놓다가, 숫자가 늘어나면서 단독주택으로 옮겨 마당과 옥상에 분재원을 꾸몄다. 그러다 그도 모자라 아예 시골로 내려와 널직한 분재원을 꾸민 그.
분을 놓을 대를 만들고 주변을 조경하는 험한 일을 순전히 혼자 다 하는 억척스런 아줌마. 늘상 흙묻은 작업복 차림으로 땀범벅 된채 하루를 살뜰하게 보내는 진실한 농군.
그는 화훼업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취미로 접하다가 분재 없이 못사는 인생이 됐다. 분재에 푹 빠진 사람.
"남편과 자식들한테 미안하죠. 분재 가꾸느라 가족들한테 신경을 쓰지 못했어요. 도시락도 스스로 챙겨갔고, 먹을 것도 알아서 찾아먹던 애들이 이젠 다 자라 막내가 대학 3학년이에요."
그가 분재에 대한 사랑의 열병을 앓기 시작한 것은 78년부터다.
어려서부터 화초를 좋아하던 아버지 때문에 꽃과 나무를 가까이하며 자란 그는 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했다.
"화분에서 오래 기르면서 고태가 나는 나무를 기를 방법이 없을까." 당시만 해도 분재가 알려지던 때가 아니어서 그녀는 분재가 있는 줄 전혀 몰랐다. 순전히 화초에 대한 사랑으로 분재를 상상했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책을 통해 분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그는 그때부터 분재에 매달렸다. 책만 읽고 분재를 만들어 가꿔보려했지만 처음엔 쉽게 되질 않았다. 실패를 굉장히 했다. 그러던 그는 이젠 분재 박사가 됐다. 어느틈에 500분의 엄마가 됐다.
"조선 소나무가 가장 매력적이죠."
소나무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그는 단아하고 깨끗하면서 사시사철 푸른 모습을 간직하는 것이 소나무를 좋아하는 이유라며 소나무 예찬을 한다. 뾰족한 바늘잎이지만 멀리서보면 날카로움이 어우러져 아주 부드러워보이는 것도 소나무에 끌리는 이유중 하나다.
수종에 대한 욕심도 많고 수형도 다양하게 간직하고 있는 신성재씨지만 억지는 절대 금물로 여긴다. "곧고 크게 자라는 속성을 가진 나무는 자연 그대로 자라게 내버려둬야합니다. 분재를 하는 이유는 자연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매력때문인데 귀하다고 좋아해선 안되죠."
자연에 위배되는 것을 경계하는 그는 95년 남사에 내려왔다.
그는 서울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자그맣게 하던 강좌를 이곳에서도 한달에 한 번씩 한다. 서울에서 배우던 회원들이 이곳까지 따라내려오기 때문이다. 그는 용인에서도 분재를 알고싶은 사람들은 언제라도 오라고 말한다. 어른뿐만아니다. 아이들에게 보여줘도 좋단다.
"급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인생의 길이 분재의 섭리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자식을 분재처럼 자연의 섭리대로 자연스럽게 키우면 잘못될 수 없을 겁니다." 기자를 만나던 날도 오산장에 갔다가 철쭉 7그루를 사다 심었다. 아직 마르지 않은 물기가 땅에 묻어있었다. (0335)339-8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