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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TV, 2002년 인터넷, 2007년은 UCC

대선, 이젠 동영상 승부…각 당 사이버 전략 부상
김호경 기자의 인터넷세상 나들이58/ 대선 그리고 UCC

김호경 기자  2007.04.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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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의 형식을 띤 광고가 공중파를 타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력서도 UCC 동영상으로 만드는가 하면 UCC 강의로 많은 돈을 번 학원 강사도 등장했다. 이처럼 요즘 국민들이 UCC 열풍에 휩싸여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대선에도 UCC가 많은 영향을 미칠 것 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UCC가 이번 대선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 이번 대선은 UCC
도자기녀, 플룻녀 등 자신이 직접 제작한 몇 분짜리 영상 하나로 스타가 된 사람들이 생겨났다. UCC동영상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이력서가 취업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강의동영상으로 몸값이 오른 학원 강사도 등장했다.

이처럼 자신이 손수 영상물을 만들어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UCC.

이런 UCC가 이번 대선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역대 대선 막판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요인은 92년은 신문, 97년은 TV, 2002년은 인터넷이었다. 노무현정부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대에는 인터넷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대선에서 인터넷을 ‘젊은이들의 장난’ 쯤으로 치부했다 큰 코를 다친 한나라당의 사이버 전략에 변화가 생길 정도니 인터넷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대선에서는 능동적인 누리꾼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사용자제작 콘텐츠 ‘UCC’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 UCC, 과연
일각에서는 UCC가 올해 있을 대선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심지어 대선이 UCC에 의해 판가름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과연 대선에서 UCC가 얼마나 많은 힘을 발휘할까.
UCC의 파급성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보다 크다. ‘개똥녀’ 사건을 뒤돌아보자. 누군가 찍은 사진 몇 장으로 당사자는 많은 고생을 했으며 한국이 들썩였다.

이처럼 UCC는 한명이 올리면 다른 누군가 퍼가고 그것을 또 다른 누군가 퍼가고, 흡사 피라미드와 같이 기하급수적으로 퍼지게 된다.

미래의 남자친구를 위해 도자기를 빚는 영상으로 인터넷을 들썩이게 했던 ‘도자기녀’가 이번 도자비엔날레에 홍보대사로 뽑힐 정도니 그 영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지난해 실시된 미국의 중간선거. 미 최대 UCC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의 이름을 따 “유튜브 선거”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정치 동영상이 범람해 주요 경합 지역에선 동영상이 후보의 당락을 가르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또 한 후보자는 말 한마디 잘못하고, 공청회에서 잠깐 졸았던 모습이 동영상으로 찍히는 바람에 순식간에 지지율이 폭락해 낙선한 사례도 있다.

△ UCC, 검증되지 않는 위험성
유권자들은 UCC를 통해 쉽게 후보들을 접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후보들을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선거캠프에서 이런 UCC의 장점을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중간선거를 상대 후보의 실수 등을 부각시키는 ‘네거티브 전략’이 많이 나타났다고 한다. 즉 대선과 관련한 UCC도 정파적이며 편향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선거 캠프의 전문가들이 만들어 유포할 가능성이 있다. 또 네거티브 전략을 이용하기 위한 UCC 파파라치들도 등장 할 가능성이 있다.
대선을 앞두고 UCC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가져올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UCC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UCC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과도기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여파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그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UCC의 효과에 한 나라의 운명을 맡기기에는 부담이 크다.

UCC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날로 커져 가고 그 이용 역시 급증하면서 UCC에 대한 후보자들의 기대 역시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온 국민이 기다리고 기대했던 만큼 제 17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더 나은 우리 사회를 바라는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면, UCC의 열풍 뒤로 나타날 수 있는 검증되지 않는 위험성의 측면도 세심하게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