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경의 인터넷세상나들이62/와이프로거
어느덧 블로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개인의 일상을 담고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블로그는 이제 ‘1인 미디어’, ‘지식창고’ 등으로 불리며 정보공유는 물론 뉴스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런 블로그의 변화는 주부들의 생활까지 변하게 했다.
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전업주부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의사를 소통하는 방법으로 블로그를 이용하게 된 것. 이번 시간에는 스스로 터득한 살림 노하우를 블로그에 공개하면서 인기인이 되거나 사업으로까지 발전시킨 와이프로거(Wifelogger)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 와이프로거는?
와이프로거(Wifelogger)는 주부(Wife)와 블로거(blogger)를 합친 합성어로 블로그를 이용하는 주부들을 지칭한다.
와이프로거들은 육아, 요리, 인테리어 등 자신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은 노하우를 블로그에 올리고 공유한다. 기업이나 언론 등이 블로그를 홍보용으로까지 이용하는 시대에 걸 맞춰 주부들도 블로그에 끼어든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와이프로거들의 블로그는 일반적인 블로그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
바로 다양성과 창의적인 독창성이다. 어떤 와이프로거는 천 한 장을 바느질로 멋진 식탁보를 만드는가 하면 오래된 가구를 페인트나 다른 폐품들을 이용해 멋지게 리폼을 하기도 한다.
전문가 못지않은 요리 실력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요리 순서를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올리면 주부들에겐 그 어떤 정보보다 값진 정보가 된다.
이렇게 각 분야별, 취미별로 주부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기 때문에 그런 주부 블로거들을 지칭하는 와이프로거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니 말이다.
△ 전업주부에서 인기인, 사업가로
이렇게 전문적이고 유용한 콘텐츠를 생산하기 때문에 하루 방문자가 5000명을 넘는 인기 와이프로거들도 적지 않다.
지난 4월부터 ‘요한나의 네버랜드(blog.naver.com/tailwind39)’를 운영하며 천연비누와 천연 화장품 제조법을 소개하고 있는 왕혜금씨는 이미 유명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가 소개한 천연비누나 화장품을 주문하는 전화가 쇄도할 정도라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인테리어 와이프로거 이상미씨의 블로그(blog.naver.com/decoholic.)도 하루 수백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와이프로거가 인기를 끌면서 사업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대표적인 스타 블로거로 꼽히는 문성실(
http://blog.naver.com/shriya)씨는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요리 등을 주제로 콘텐츠를 제공하며 수입을 얻고 있다. 문성실씨는 ‘쌍둥이 키우면서 밥해먹기’라는 책의 저자로 다양한 요리정보와 음식사진, 조리정보 등을 제공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OEM으로 오븐을 생산하는 컨벡스 코리아는 와이프로거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쳐 상당한 효과를 얻은 대표적인 기업이다. ‘나물이네 요리’로 잘 알려진 블로그에서 문성실씨와 같이 미니 오븐을 이용한 요리를 책으로 모아 출판하는 등 홈베이킹 분야의 와이프로거들을 통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성공을 이룬 경우다.
△ 무궁무진한 와이프로거의 세계
2002년 37%에 불과했던 주부 인터넷인구가 60%넘게 증가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우리나라 전업주부는 550만 명. 숫자만 봐도 앞으로의 가능성을 말해준다.
주부들이 선호하는 경제성, 신뢰성이란 소비패턴에 가장 발 맞아 떨어지는 와이프로거의 세계. 아직 와이프로거가 되기 위한 아이템들은 무궁무진하다. 현재의 와이프로거들도 단순한 취미에서 호기심에서 시작해 여기에 이른 것이다.
집에서 청소하고 밥만 하는 주부들이 사라지고 있다. 누구나 해보고 싶거나 남들보다 잘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누구나 어떤 것으로든 와이프로거가 될 수 있다. 지금 와이프로거의 세계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