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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은 통일의 징검다리

개성공단 방문기

박숙현 기자  2007.06.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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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은 통일의 관문이고 공단은 징검다리죠. 개성 공단이 바로 통일입니다.”

지난달 29일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개성공단을 방문했을 때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김동근 위원장은 “개성(開城)은 오픈 더 캐슬, 즉 성문을 연다는 뜻”이라며 “분단의 장벽을 여는 바로 그곳이 개성”이라고 말했다. 제발 지명대로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개성공단에서의 첫 감회는 1998년 500마리의 소 떼를 몰고 북한을 찾은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이 참으로 큰 일을 했다는 것이다. 민간 차원에서 튼 경협 물꼬. 2000년 8월 현대 아산과 북측 아태간 총 2000만평에 대한 개발합의서가 체결됐다. 남쪽 중소기업을 위한 활로개척이자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 공동 번영까지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다.

50년 동안 토지 이용권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공단. 평당 가격이 14만9000원이니 시화공단 조성 당시 평당 150만원에 비해 10배의 차이다. 땅 살 돈으로 공장까지 지을 수 있다.

그간 물 전기 공급 문제로 노동집약적 품목에 제한됐으나 우리가 도착한 날 업종이 모두 풀렸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투자자들은 정세에 민감한 부분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북핵 위기 때 그랬다. 2.13 핵합의로 돌파구를 마련해 다행이다.

올해는 개성공단 지원법이 통과 됐고 남북 열차 시범 운행을 통해 개성공단의 정상적인 성장의 동력 계기를 마련하는 등 양과 질면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일만 남아있는 것 같아 보인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가동 중인 업체는 23개. 이 중 10개 업체가 추가 분양을 신청 해 간접적으로 경영 상태를 읽을 수 있다.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북측 근로자는 1만5000여명, 남측 근로자는 800여명이다.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는 2009년이 되면 10만명이 일할 것으로 예측된다. 개성시 인구가 16만명이니 한 도시 인구를 고용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여성인력이 대다수며 고졸이 80%, 10%는 대졸 및 전문대졸이다. 품질과 생산성이 80%까지 올라 남측에 가깝다. 대부분 연장 근무를 마다 않으며 북측 사람들이 관리직도 맡아 남측 관리자와 함께 생산성, 수익률, 불량률, 가동률 등 각 파트별 문제점을 꼼꼼하게 따지고 체크한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는 열의가 대단하고 생활 수준이 나아진다는 기대감이 높다.

남측 한명 인건비로 20~30명을 고용할 수 있는 저렴한 인건비(57$), 중국의 1/10인 물류비, 노조가 없고 이직률이 낮은 평생 직장관에 언어가 통한다는 점 등 개성공단의 매력은 많다. 단계별 추진 계획에 의하면 레포츠, 관광분야까지 포함돼 다양한 사업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일행은 속옷 브랜드인 ‘좋은 사람들’을 방문했다. 440여명의 북한 여성 근로자가 남한과 다름없는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여기서 만들어진 물건이 그날로 남측 소비자 손에 들어간다고 했다.

짧은 시간동안의 느낌이었지만 개성공단은 분명 남북의 새로운 희망이며 설레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