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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 긴급점검

용인신문 기자  2000.06.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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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서부지역의 난개발 문제는 지난 4·13 총선에서 최고의 화두였다. 각 후보자들은 저마다 이 지역의 마구잡이식 개발에 대해 재검토 또는 중단을 공약했다. 이에맞춰 건교부와 용인시도 난개발의 원천봉쇄를 위해 3층 이상 건축물의 신규허가 제한 등을 내용으로 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은 전형적인 ‘뒷북행정’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이미 이 지역은 난개발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그 실상을 소개한다.<편집자주>
④삭막해진 주거환경
“무더위가 겁이나요. 후덥지건한 날씨지만 밖에서 날아오는 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 생각은 엄두도 못내고 있어요”
수지읍 죽전리에 살고있는 김정아씨(36). 김씨는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더욱 답답해진다. 밀폐된 방안에서 어린아이와 지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숨통이 막히는 느낌이다.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열어보려고 했지만 사방에서 흩날리는 먼지를 보고는 이내 생각을 접었다. 공사장 등에서 날아드는 흙먼지 때문에 청소한지 불과 사흘도 되지않은 창틀에는 벌써부터 시커먼 먼지로 얼룩져 있다. 빨래를 밖에다 말린다는 것은 먼 옛날의 얘기다. 김씨는 이같은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할지 고통스러울뿐이다. 창밖을 둘러봐도 푸르런 녹음이 아닌 거대한 타워크레인뿐이다. 주변으로는 L·H·J 건설이 아파트 신축을 위한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용인서북부택지개발반대공동투쟁위원회 위원장 김응호씨(49)는“죽전리는 지난 90년대 초까지만해도 공사를 위해 파헤쳐진 곳은 보기힘들었다”며 “90년대 중반이후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지금은 온전하게 남아있는 땅을 구경조차 하기 힘들정도로 만신창이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곳은 도로·교통문제는 말할 것도 없이 환경문제도 심각한 상황에 치달아 있다.
도로여건의 경우 이면도로는 제쳐두더라도 간선도로라곤 국도 43호선이 전부다. 주민 김준희씨(45)는 “이면도로는 그야말로 골목길 수준이다”고 잘라 말했다. 계획성 없는 마구잡이식 개발의 소산인 것이다. 그나마 이 지역주민들에게는 죽전리를 감싸안고있는 대지산이 유일한 위안이다.
이곳 등산로는 경사가 완만할뿐아니라 리기다소나무 숲을 비롯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등이 등산로를 따라 터널로 형성돼 있어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찾는 마음의 휴식처. 그러나 이마저도 택지개발이 진행되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요즘들어 대지산을 살리기위한 운동이 한창이다. 22일 오전 10시 30분께 대지산 등산로 입구 약수터. 죽전리에 살고있다는 주민 몇 명이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대지산을 살리기위한 설문조사를 받느라 분주하다.
이들은 해발 400여m에 이르고 있는 대지산은 50년생 소나무가 생육하고 있는 삼림지역으로 이마저 없어지게 되면 이 지역의 허파를 잃게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응호씨는 “이곳은 평일에도 하루평균 1500여명 이상이 찾고있다”며“이곳을 잃는 것은 도시전체를 잃게되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