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상현파출소에 돈 봉투를 두고 사라지는 할머니가 있어 화제다.
일년이 넘게 할머니가 파출소에 두고 간 돈은 지금까지 총 190여 만 원. 기본적으로 봉투에 들어있는 돈의 액수는 2만 2000원. 하지만 명절이나 무슨 일이 있을 때는 그 액수도 늘어난다.
파출소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파출소 입구에서 잠시 한눈을 팔면 할머니가 방문객을 위해 준비해둔 소파 밑에 봉투를 두고 간다”며 “가끔 봉투에 돈 말고도 할머니가 소원하는 일들도 적혀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할머니가 돈을 두고 가시려다 근무자에게 잡혀 봉투를 돌려줬는데 잠시 후에 보니 다시 소파 밑에 봉투가 있었다”며 “그 다음부터는 돈이 발견되는 즉시 할머니의 가족 통장으로 넣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지난 5월 28일 파출소에 마지막으로 봉투를 두고 갔다. 봉투에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돈 2만2000원과 ‘이사를 하게 되는데 잘되게 해 주세요’라는 쪽지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확인결과 상현동에 살고 있던 할머니는 가족들과 함께 지난 11일 경상남도 함양으로 이사를 간 상태다.
김동식 상현파출소장은 “할머니가 돈 봉투를 두고 가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가끔 들어있는 편지와 할머니의 행동을 보면 교회에 헌금 하듯이 종교적인 이유로 파출소에 헌금을 하는 것 같다”며 “이제는 이사를 가셔서 할머니의 모습을 볼 수 없어 조금은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