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땅 중에서 우리 선조가 살아왔고 내가 살아온 용인의 땅 산하는 어떻게 생겼을까. 지도상의 빗긴마름모 지형의 경계는 실제 어떻게 생겼을까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살아왔고 죽는날까지 살아갈 곳, 우리 후손이 살아가고 내가 죽어 묻힐 우리 고향의 땅과 산하를 알아보고 연구해 아끼고 사랑하고 보존하고자 용인시경계밟기 향토 순례를 시작했습니다."
용인의 시군 경계는 어디고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용인시 경계밟기를 시작한 산악인 이제학씨(51·용인의 산수이야기 저자·대성기획 대표).
그는 지난 98년 여름부터 용인시 경계밟기에 나서 남사면의 오지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5차례 정도 찾았다. 정확한 경계를 알기 위해서다. 일요일이면 매일 산으로 길을 떠나는 이제학씨. 그는 정확하게 경계를 되짚은 다음 경계를 표시하는 리본을 매달을 생각이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시민들과 함께 경계 탐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는 왜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자처해서 할까. 보통 사람들은 내가 살고있는 지역이 어찌 생겼건 말건, 어느 시군과 경계건 말건 관심이 없다.
그러나 이제학씨는 "더좋은 용인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내 지역에 대한 사랑 있어야하고, 그 사랑은 발길을 줄수록 샘솟는 것"이라며 "자주 찾을 때 환경보호도 되고 내고장도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특히 "이미 영통 지역이 수원에 편입됐고 영덕리마저 수원에 편입되려하지만 내 고장에 대한 애착이 없고 그곳이 어딘지 모를 때 지키려는 마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산에 경계가 있지만 수지와 성남 경계, 그리고 신갈 서천리 지역의 경계는 마을 안에 있어 경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70% 정도가 산으로 경계가 돼 있고 나머지는 마을과 호수 등에 경계가 있다.
"이의동 한 노인네는 서천리 지역의 경계를 물으니 좋아하면서 경계를 가르켜 줬습니다. 알려주고 싶었지만 알려고 드는 사람이 없던 것을 무척 안타까와했던 것처럼 반가와했습니다."
용인시 전체 경계를 12회에 걸쳐 탐사했다. 보통산은 1km 걷는데 30분 정도 걸리며, 작은산은 20분정도 걸린다.
"험하고 길 없는 곳도 있습니다."
한 번도 발길이 닿지 않아 풀숲이 우거져 헤쳐나가기 힘든곳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내고장의 경계를 밟겠다는 의지로 풀숲을 헤쳤다. 길을 냈다.
"길있는 곳에는 생활쓰레기 천지였습니다. 또 수종을 바꾼다며 나무를 베어낸 후 아파트며 전원주택을 짓는 곳도 있습니다. 모현쪽 정광산 아래 부분의 방화선은 나무만 자르고 후속조치를 제대로 안해 오히려 불이 더 잘 옮겨 붙게 생겼습니다."
혼자서 경계밟기를 하다보면 안타까운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내 고장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절실하게 든다.
사업하느라 시간을 내기 힘들지만 분초를 쪼개 부지런히 내 지역을 둘러본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을 위해 할 일이 많다. 계획을 많이 세워놓고 있다.
여름방학때 청소년과 함께 경계밟기를 하고 싶어한다.
이번 시리즈는 총 15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