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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 초래한 전원주택

용인신문 기자  2000.06.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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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편집국장 김종경

<인구분산정책 … 기형적인 도시 잉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와 전원주택단지는 정부의 수도권 인구 분산정책을 성공시키고 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소박한 꿈이 함께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인구가 매년 줄어드는 반면 경기도 인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음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은 경기도의 인구가 2000년 말이 되면 933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2006년까지는 240만명이 증가해 총인구수가 1200만 명을 육박해 전국 최대의 도시로 급부상 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최근 발표된바 있다.
서울지역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시키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러나 특정 지역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또 다른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돌출 되고 있다. 수도권의 용인시를 비롯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도시기본계획이나 충분한 도시기반시설 준비 없이 진행된 주택 난립으로 또 다른 기형적 도시를 잉태하고 말았다.

<난개발 수술비 수조원>
수도권 지역의 난개발 문제를 해소하 위해서는 기본적인 도시시설 비용이외의 추가 비용이 수조원대에 이른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용인시 한곳만도 2006년까지 소요되는 도시시설 추가비용이 1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왔다.
물론 국도확보비용이나 주택건설 토지보상비 등은 아예 계산에서 빠진 금액임으로 실제 소요비용은 2∼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렇게 난개발 수술비로 소요되는 천문학적인 돈은 지방자치단체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게 되는 잠재된 부채인 셈이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삶의 질 향상을 결코 기대할 수 없기에 난개발 실태의 심각성이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선개발- 후계획’이라는 모순된 정부 정책이 만든 탁상행정의 결과로 밖에 볼 수 없다.

<정부의 뒷북정책>
건설교통부는 최근 수도권 지역의 난개발 때문에 여론의 집중적인 화살을 맞았다. 또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난개발 대책에 대한 특별 지시가 떨어지자 뒤늦게 시민들의 재산권을 볼모로 토지정책을 변경한다며 입법예고 절차를 거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는 최근 사회이슈가 되고 있는‘준농림지’ 폐지안이 포함돼 있다. 준농림지는 실제 수도권 지역의 난개발?불러온 주범으로 지난 94년 만들어져 지가상승과 난개발 등의 각종 부작용을 낳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며 일각에선 비판적인 시각도 많지만, 지금이라도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지 않는다면 도저히 회생될 수 없는 중병임에 어쩔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또 감사원이 지난 5월부터 감사요원 22명과 전문인력을 투입해 일선 자치단체인 용인시를 시작으로 건교부까지 수도권 지역의 난개발 원인과 대안을 찾기 위해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다.
용인시에 대해서는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공동주택 뿐만아니라 일반주택부분까지 전면적인 감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교부는 특히 지난 5월30일 난개발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이를 전담 추진하기 위해 국토정비기획팀을 구성키로 한 상태다.

<전원주택 위장한 아파트 분양>

마구잡이 개발은 수십 조원을 투입해도 회복할 수 없는 환경파괴를 불러온다. 최근 환경정의시민연대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이 용인시민들과 연대해 진행중인 택지개발지구 지정 백지화 투쟁이나 난개발 피해 소송은 환경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연환경은 곧 주거환경과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주민들은 주택건설업체들이 수십억원대를 투자하는 분양광고의 화려한 미사여구와 수도권 최적의 전원도시라는 말만 믿고 무더기로 도시를 탈출해 온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 이사를 와보면 전원도시는 고사하고 교통대란이 가장 먼저 피부로 느껴지고, 아이들을 보낼 학교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이산가족이 되는 사태까지 발생한다.
용인시 수지읍은 처음 분양을 받을 때만해도 수지1지구와 수지2지구외의 준농림지내 아파트 건립 예정지는 야산과 들판으로 둘러 쌓여 있었기 때문에 분명 전원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어느 중견 작가는 “수지읍 죽전리에 처음 이사 왔을 때는 아파트 바로 앞에 산과 들이 있어 좋았었다”며 급기야 각종 개발로 마음까지 모두 파헤쳐지자 다른 곳으로 떠나고 말았다. 또 다른 주민들은 입주이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아파트 단지들이 야산을 드러내고 자신들의 아파트 바로 옆에 초고층으로 건설되자 이사온 후 3일만에 후회를 했다고 말한다.
아직도 수지읍은 먼지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얻을 정도로 도시전체가 공사중이다. 또 학교를 지을 부지도 없는 상태에서 마지막 남은 임야에 골프연습장 허가가 나가자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갠?했다. 공원을 비롯한 문화· 복지시설보다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실버타운, 운전면허학원, 대형 차고지 등이 속속 들어서자 주민들은 머리띠를 동여맨 채 집단시위를 벌였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도시민들을 겨냥한 사업주들의 사유 재산권 행사이기에 행정력으로도 불허할 명분이 없다는 게 행정기관의 말이다. 오히려 역민원이 제기돼 행정심판을 하면 행정기관이 패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입주민 대부분은 지금의 도시를 상상도 못해 봤다고 한다. 결국 무너진 전원생활의 꿈으로 인한 실망과 좌절, 또 끝없는 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녹지 보존과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집단민원의 주체로 변해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용인시는 지난해만해도 시청 앞에 100여명을 전후한 대규모 집회가 5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의 주인공들은 택지개발반대를 하는 원주민이나 아파트로 이사온 새내기 시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