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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데스크 칼럼

용인신문 기자  2000.06.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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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 적어도 용인시에 주소지를 둔 사람 앞에서 이 문제를 끄집어내면 신물이 난다고 말한다. 벌써 몇해전부터 이 단어를 귀가 시리도록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야 이 문제가 이슈로 등장했으니 주민들이 이같은 감정을 같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지역주민들은 이미 용인지역의 난개발 실상을 몸으로 체험하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이 때문에 난개발의 문제점을 어느 누구보다도 꿰뚫어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나 관계기관도 이를 모를리는 없었을 것이다. 이를 전제로 하면 정부나 관계기관은 용인지역의 난개발에 대해 등한시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렇지않으면 손을 댈수 없을 정도로 너무 심각한 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이던가. 아무튼 지역주민들은 그동안 난개발에 문제에 대해 수차에 걸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 뿐이었다. 그나마 이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한 것은 4·13 총선 덕택이었다. 각 후보자들은 너도나도 난개발 책임소재를 물고 늘어졌다.
역시 정치인의 입김은 대단했다. 이로인해 난개발 문제가 언론지면을 장식하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될 정도였으니 짐작할 만하다. 지역주민들은 시기적으로 달갑지는 않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싫지는 않았다. 한가닥 기대 때문이었다. 정부도 발빠르게 난개발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사실상 예전과 달라진게 없다. 아직도 용인서부지역 곳곳에는 산허리를 베어내고 아파트 짓기에 한창이다. 그것도 난개발의 중심에 들어있는 서부지역에서 진행중이다. 이에따른 민원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뿐만아니라 지역주민들로부터 가장 큰 반감을 사고있는 택지개발 사업도 계획대로 추진될 예정이다.
도로사정 또한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들에겐 정부가 난개발 종합대책이라고 발표한 ‘선계획-후개발’기조가 도대체 무슨 의미를 담고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명실상부한 난개발 종합대책이라고 발표는 됐지만 주민들이 느끼기에는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오히려 난개발을 일으킨 개발업자들이 정부의 대책에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요즘들어 용인지역에 불고있는 분양열기가 이를 대변해준다. 국민주택규모가 아닌 대형평수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아파트 청약률이 예년 수준을 회복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의 난개발 대책이 엉뚱한 곳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이를 지켜보는 지역주민들의 마음은 씁쓸할 수 밖에 없다.
결국은 정부의 대책이 지역주민보다는 또다시 개발업자에게만 돈보따리를 안겨주는 결과만 낳게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될 뿐이다. 그렇다면 정부나 관계기관은 주민들이 왜 신물을 느끼고 있는지 한번쯤은 되새겨봐야 한다. 몇일전 택지개발내 주민과 시민단체가 서울역 광장에서 용인서부지역에 진행중인 택지개발사업의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자리에는 노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물론 평일이라 젊은이들의 참석이 여의치않아 이들이 대신 참석했다고는 하지만 집회 과정에서 보여준 노인들의 행동은 용인지역의 난개발 대책에 대한 신물을 반증해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4㎞에 가까운 시가행진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의 힘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정부와 관계기관은 이제부터라도 지역주민들의 여론에 생생히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난개발의 원인이 정책적인 과오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