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은 천리를 날아도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를 않고, 백로와 왜가리는 소나무가 아니면 앉거나 둥지를 틀지 않는다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용인 역북동 407번지 세브란스 병원 뒤산인 새터말 용머리산 소나무 숲에 올들어 수백마리의 백로떼가 서식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세브란스 병원 앞쪽 김량장동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금학천에 최근들어 물고기가 부쩍 늘면서 백로들이 새벽이면 수십마리씩 내려와 먹이를 먹는 등 용인의 길조로 여겨지면서 시민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아침에 무심코 지나다가 백로떼를 봤습니다. 서둘러 집에 들어가 카메라를 들고나와 혹시 새들이 놀랄까 차 안에서 몰래 찍었습니다."
새떼를 발견하고 사진을 제공한 이제학씨(산악인)는 나중에 하천에 내려가 본 후 물반 고기반인 하천의 회복에 한 번 더 놀랐다며 즐거워했다.
과연 서식지가 어딜까 하는 궁금증도 금새 풀렸다. 본보와 이제학씨는 세브란스 병원 뒤에 둥지를 틀은 백로떼를 발견했으며 이 역시 이제학씨에 의해 근접 촬영됐다.
그러나 시에서는 이미 백로 서식지 관리를 시민에게 위촉해 관리해오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제학씨는 백로 서식지 관리를 시로부터 위촉받은 이상윤씨(역북동)의 허락 하에 새벽 6시 용머리산의 백로를 관찰했다.
새들이 놀랄까 조심스럽게 접근한 결과 백로, 황로(노랑머리 백로), 왜가리 등 약 400~500여마리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소나무가지에 허술하게 만들어진 둥지에서 어린 백로들이 어미가 물어온 먹이를 먹으려고 아우성이었음도 확인했다. 산은 새들의 분비물과 깃털 등으로 마치 흰색 페인트칠을 한 것을 방불케 했으며 분비물 냄새가 약간의 바람에도 진동했다.
용머리산은 사방이 밤나무 참나무에 둘러싸여 있으며 소나무는 산 중턱에 있어 자연이 백로를 보호하는 천혜의 서식지다. 원래 백로 서식지는 움터골 조씨 문중에 6. 25때부터 발견됐다가 김량천 금학천이 오염되면서 현격하게 줄었다. 그러나 최근 하천이 깨끗해지면서 올 4월 5일 용머리산으로 옮겨왔다.
이제학씨는 "백로의 서식지가 용인에서 발견됐다는 것이 매우 반갑고 큰 의의가 있으며 용인의 생태계가 호전되고 먹이사슬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것은 우리 용인이 생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상윤씨는 "백로들이 금학천은 물론 멀리 어비리저수지 신갈저수지 등 용인의 곳곳을 날아가며 새벽 2~3시에는 더 많은 백로가 세브란스 병원 앞 금학천 아래쪽으로 많이 내려앉는다"며 "삼전포나 여주 간암면 백로 서식지처럼 조류(백로) 서식지로 지정해 안내판을 만드는 등 필요 조치를 전문가 의견에 따라 시행하고 시민이 앞장서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류 전문가인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최근 환경오염에 따라 백로들의 서식지가 지각 변동을 일으키면서 이동 중"이라며 "전국에 약 40여곳의 백로 서식지가 있고 아직 백로는 멸종 위기에 처해있지 않다"고 말했다.